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정부 투자기금 운용과 투자 방향을 체계적으로 규율하는 세부 지침을 내놨다. 중국에 설립된 총 2500조원 규모의 정부 투자기금의 투자 효율이 떨어지고 중복 투자된다는 지적 속에 인공지능(AI)과 양자 과학·기술, 수소 배터리 등 첨단 산업 육성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전날 '정부 투자기금 배치 계획과 투자 방향 지도를 강화하는 것에 관한 업무 방법'과 '정부 투자기금 투자 방향 관리 방법'을 발표했다.
정부 투자기금의 설립부터 운용, 투자 방향과 방식, 관리 주체까지 명확히 규정한 세부 지침으로, 중국이 정부 투자기금의 운영 방식을 규율한 것은 처음이다.
총 14개 조치로 구성된 이번 지침은 정부 투자기금이 국가 주요 전략, 핵심 산업 분야, 시장 메커니즘이 효과적으로 자금을 배분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 또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 심층적 융합을 촉진하고, 신흥 전략산업 집중 육성하며, 정부 투자기금이 '초기단계의 소규모 핵심 기술 기업에 장기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기금은 국가 주요 계획이나 국가 장려산업 목록에 명시된 산업에 투자해야 하며, 규제 산업 낙후 산업, 혹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금지한 기타 분야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했다. 지방 정부 기금이 무분별하게 쓰이거나 중복 투자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특수법인 설립 등의 형태로 형성돼 지방정부 공식 대차대조표에 포함되지 않는 부채)를 변칙적으로 늘리는 행위, 규정을 벗어난 공개 거래형 주식 투자,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 대외 보증, 무한 책임을 지는 투자, 도태 산업 투자 등 금지 조항도 명문화 했다.
발개위는 "최근 수년 동안 일부 정부 투자기금이 설립·운영되는 중 지방의 부존자원 및 산업 기반과 맞지 않고, 기금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으며, 투자 방향이 동질화(쏠림)하는 등 문제가 나타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정부 투자기금 관리 방식의 ‘전략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왕펑 중국 사회과학원의 부연구원은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포괄적이고 분산된 투자에서 목표 중심, 전략 중심 투자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며 “재정 자금 활용 효율을 높이고 민간 자본과 사회 자본을 국가 전략으로 유도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1조위안(약 211조원) 규모의 '국가 창업 투자 인도기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발개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중국에 설립된 정부 인도기금은 총 2178개, 총 규모는 12조위안(약 2533조원) 이상이다. 이 중 산업형과 벤처형 인도기금이 2033개로 대다수를 차지하며, 규모는 10조위안(약 2111조원)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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