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각종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가 경찰의 1차 출석 요구를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을 통해 피의자인 중국 전직 쿠팡 직원 조사를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12일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서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로저스 대표에게 이달 5일 1차로 출석 요구를 했지만 불응했다”며 “이에 2차 출석 요구를 했으며 이번에는 출석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현재까지 경찰의 증거물 분석 결과 정보유출 규모가 앞서 쿠팡이 자체 조사를 통해 발표한 규모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자료 유출 범위와 관련해서 쿠팡 측에서 3000건 정도 얘기를 했는데, 완전히 분석이 끝나진 않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압수물 분석이 완전히 마무리돼야 정확한 유출 양을 밝힐 수 있을 것 같지만, 쿠팡 측에서 발표한 유출 양보다는 많다”고 전했다. 경찰이 집계한 피해 규모에는 쿠팡이 자체 조사를 벌여 확보한 피의자의 노트북에 담긴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성탄절 쿠팡은 돌연 ‘현재까지 조사 내용’이라며 장문의 결과를 공개했다. 쿠팡은 “유출자를 특정했고, 고객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가 회수됐음을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조사에 의하면 유출자는 3000개 계정의 제한된 고객 정보만 저장했고, 이후 이를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쿠팡의 셀프조사와 관련해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로저스 대표에게 이달 5일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로저스 대표 측은 특별한 사유서 없이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2차 소환 날짜를 로저스 대표 측과 조율하고 있다. 로저스 대표 측은 이번 출석 요구에는 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에 대한 출국 정지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로저스 대표 등을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로 고발 의결한 사안은 아직 경찰에 접수되지 않았다. 경찰은 고발이 접수되면 로저스 대표가 지난달 국회 쿠팡 청문회에서 정부 지시로 유출 용의자를 접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지만, ‘정부’로 지목된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이를 부인했다. 이에 국회 과방위는 로저스 대표 등을 위증으로 고발하겠다고 의결했다.
피의자로 지목된 중국인 전직 직원 A 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과의 공조를 통해 소환요청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측에 A 씨에 대한 소환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아직 A 씨와 직접 접촉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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