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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닷컴버블때와 달라”…‘빌 게이츠 은사’의 예측

[해외 석학 특별인터뷰]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

국방·안보가 AI기술 최대 승부처

배터리·전기차에선 中이 美 앞서

북중러 밀착 흐름 더 강화 전망도

서울경제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하는 마이클 스펜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뉴욕=윤경환 특파원




정보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을 두고 당분간 미국과 중국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팽팽한 기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국방·안보 분야와 관련된 AI·반도체 투자를 기술 경쟁의 최대 승부처로 삼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불거진 ‘AI 거품론’에 대해서는 “‘닷컴버블(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산업 거품)’ 때처럼 매출도 없는 회사들이 고평가받았던 것과 지금은 다르다”며 장기적으로 AI가 가져올 변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펜스 교수는 디지털 혁명의 선두 주자였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1975년 하버드대를 다닐 때 영향을 준 은사로 알려져 있다.

스펜스 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일련의 데이터를 보면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 격차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역량 차이로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AI 기술에서 미국을 추월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지금으로부터 5년가량 양국이 대등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달리 국가 차원의 계획을 갖고 제조업·로봇·국방·과학 등 모든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배터리·전기차·태양광 등 녹색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확실하게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방·안보와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AI·반도체에 대한 매우 공격적인 경쟁과 높은 수준의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거나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개발을 막으려 한다면 파괴적인 형태의 경쟁이 되겠지만 기술적으로 서로 혜택을 보는 선의의 경쟁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봤다.



스펜스 교수는 AI 거품론과 관련해서는 경제적 효과 자체를 의심하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주가 측면에서는 거품일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 AI가 가져올 변화의 크기를 감안하면 그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 있다”며 “구글·MS·아마존 등의 입장에서는 3등이 되는 게 좋은 일이 아니니 과잉 투자라고 해도 일단 저지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지금 AI에 베팅하지 않았다가 판단이 틀렸을 경우 성과가 저조해질 위험이 있어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시스템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펜스 교수는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와 관련해서는 “어려운 문제”라며 새해에도 혼란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려고 할 정도로 양자 협상만 선호하고 다자주의는 싫어한다”며 “그사이 러시아·북한·이란과 ‘브릭스’처럼 미중 어디에도 속하려고 하지 않는 다자간 연대가 나타나는 식으로 세계가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중러 밀착 행보에 대해서는 “경제 규모가 크지 않은 러시아가 단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중국이 측면에서 도와주고 있다”며 “북한도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식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밀착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에 대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주요국들은 경제개발을 위해 안정을 원한다”면서도 “분쟁이 확산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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