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의 국회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에서는 입법 활동 외에도 선거, 여야 간 정치적 상호작용과 정당 내부의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실시간으로 펼쳐집니다. 이 활동들은 폭발적으로, 또는 수면 아래에서 조용하게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리된 사안들은 법안 발의 또는 선거 등 다양한 형태로 현실화해 우리 모두의 삶에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중요한 정치권 소식, 나만 놓치는 일이 없도록 매주 토요일 서울경제신문 국회팀이 알차게 정리해 전해드립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비상계엄 사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우리 국민에게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지켜온 당원들에도 큰 상처가 됐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당 대표 취임 이후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이 점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다.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다른 진영과도 손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장 대표는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게 정치연대도 펼쳐나가겠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고,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마음을 열고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손을 건넨 것이란 해석입니다. 다만 첨예하게 대립하는 한동훈 전 대표와도 화합하겠다는 의미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9일부터 전 당원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섰습니다.
다만 이번 사과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비판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당장 한동훈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는 계엄 극복은 허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철 지난 사과”라며 평가절하했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김건희와의 절연이 없었다”면서 “말 뿐인 계엄 사과”라고 꼬집었습니다.
◇선거 싸움에 갑자기 새우 등 터진 ‘반도체’…느닷없는 전북 이전 논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산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전북 정치권이 경기 용인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북 지역, 구체적으로 새만금 지역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도권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추진돼 온 국가 전략 사업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역 개발 논쟁을 넘어 산업·경제 정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논란의 발단은 여권 내에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입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전북을 차세대 반도체 후공정 또는 첨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용인 클러스터의 기능 분산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특히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북 지역에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전북이 ‘최적의 입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반도체 클러스터를 이전하는 수준을 넘어 국내 반도체 ‘빅2’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본사를 아예 옮기자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야당과 산업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부지 선정을 마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입니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가 9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SK하이닉스 공사 현장을 찾아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클러스터 이전 주장에 대해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이곳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미래로, 바꿀 수도, 흔들 수도 없다”고 일침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김남준 대변인이 “기업 이전은 기업이 판단해야 할 몫이고, 앞으로도 정부 차원에서 이전을 강제할 생각은 없다”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그럼에도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이전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북 정치권도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이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대전·충남이 불붙인 지역 통합…이번엔 호남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에는 광주·전남 통합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정치권의 관심이 호남권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광주·전남 통합을 넘어 전북까지 아우르는 ‘호남권 메가시티’ 구상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위는 8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신속하게 추진하자고 밝혔습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방소멸 위기가 커지고 있는데다 초광역 행정체계 구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취지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뿐 아니라 범여권에 속하는 조국혁신당도 이 논의에 가세했습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만의 통합이 아니다”면서 “초당적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광주·전남 유력 정치권과의 오찬간담회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광주·전남 행정통합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통합 추진의 큰 방향과 함께 특별법 제정 필요성, 중앙정부 권한 이양, 재정·제도 인센티브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까도까도 나오는 의혹…김병기·이혜훈 논란에 與 ‘곤혹’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정권 차원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김병기 의원은 공천헌금 관련 의혹과 각종 갑질 의혹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원내대표직을 사임했지만 후속 의혹이 계속 쏟아지고 있습니다. 구의원 등을 대상으로 공천 헌금을 받았다 돌려줬다는 의혹에 더해 부인의 서울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심지어 두 아들 관련 이해관계 문제까지 제기된 상태입니다. 김병기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사실 왜곡”이라며 “탈당하지 않겠다”고 강경 방침 대응을 천명했지만, 당내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점점 확산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눈물을 머금고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했고, 다른 의원들도 “선당후사 정신으로 결단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12일 김병기 의원의 징계 논의에 대한 결론을 낼 방침입니다.
이혜훈 후보자를 둘러싼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재산 형성 과정과 과거 정책 결정 이력 등을 놓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야당의 검증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재정과 예산을 총괄할 후보자라는 점에서, 작은 흠결도 정책 신뢰도와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후보자 측은 “법적·절차적 문제는 없다”며 소명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입니다. 국회는 19일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각종 의혹과 후보자의 역량을 검증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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