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2000억달러(약 290조 원) 규모의 주택담보증권(MBS) 매입을 전격 지시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문제로 지지율 하락 압박이 커지자 주거 안정 통한 민심 회복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주택 시장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 대리인들에게 20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조치는 모기지 금리를 낮추고 월 상환액을 줄여 주택 소유 비용을 보다 감당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완전히 망가뜨린 지불 능력(affordability)을 회복하기 위한 여러 조치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채권 매입의 구체적인 주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빌 펄티 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구상이 정부후원기관(GSE)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은행이 가계에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면 이를 매입하고 증권화하는 작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지난 4년 전 정부가 초래한 피해를 되돌리기 위해 패니메이의 모든 역량을 활용할 것”이라며 “대규모 채권 매입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의회 별도 승인 없이도 추진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정책은 최근 고물가와 금리 부담으로 이탈하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상품인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6%를 웃돌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에도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즉각 취하겠다”며 의회에 법제화를 촉구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도입 가능성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대책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00억 달러 규모의 MBS 매입은 모기지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의 첸 자오는 이번 조치가 대출 금리를 약 10~15bp(1bp=0.01%포인트) 낮추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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