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네수엘라 등 서반구에 대한 장악력을 키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국방 예산을 2000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하면서 투자 심리가 반도체주에서 방산주로 급격히 옮겨 붙었다.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지 등 연초부터 지정학적 위기가 한층 더 고조되면서 경기방어주 위주로 매기가 몰렸다.
8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0.03포인트(0.55%) 오른 4만 9266.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3포인트(0.01%) 상승한 6921.46, 나스닥종합지수는 104.26포인트(0.44%) 내린 2만 3480.02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1.05%), 아마존(1.94%), 테슬라(1.02%), 월마트(0.32%) 등이 상승했다. 반면 엔비디아(-2.15%), 애플(-0.42%), 마이크로소프트(-1.11%), 메타(-0.41%), 브로드컴(-3.21%) 등은 하락했다.
이날은 내년도 국방 예산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공언이 시장에 영향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상하원 의원과 장관, 여러 정치 대표들과 논의를 거친 끝에 국익을 위해 2027년도 국방 예산은 1조 달러가 아닌 1조 5000억 달러(약 2176조 원)가 돼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매우 혼란스럽고 위험한 시기”라며 “오랫동안 바란 ‘꿈의 군대’를 건설하고 어떤 적이 오든 미국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 상·하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명한 2026년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수권법(NDAA)의 국방 예산이 9010억 달러(약 1307조 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6000억 달러(약 870조 원) 이상을 더 늘리겠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장중 반도체주에 대해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대신 록히드마틴(4.32%), 노스롭 그루만(2.34%) 등 방산주가 상승했다. 이들은 장중 한때에는 7~8%씩 치솟았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0월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는 294억 달러로 9월보다 188억 달러(39.0%) 감소했다. 적자 규모가 지난 2009년 6월 27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작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84억 달러 적자)에도 크게 못 미쳤다.
수출은 3020억 달러로 9월보다 78억 달러(2.6%) 증가했고, 수입은 3314억 달러로 110억 달러(3.2%) 줄었다. 특히 의약품 조제용 물질 수입이 이 기간 143억 달러 줄어들면서 적자 축소에 크게 이바지했다. 의약품 조제용 물질 수입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적었다.
이날은 일부 고용지표도 발표돼 시장에 일부 영향을 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2025년 12월 28일∼2026월 1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만 8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8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1만건)에 대체로 부합하는 규모였다.
챌린저 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는 이날 감원 보고서에서 12월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이 3만 5553명으로 11월보다 50% 급감했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보다는 8% 줄었다. 월간으로 보면 2024년 7월 2만 5885명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다만 지난해 연간 총 누적 감원 계획은 120만 6374명으로 집계돼 2024년 76만 1358명에 비해 58%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의 230만 4755명 이후로 가장 많은 수치이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의 누적 감원 계획은 25만 9948명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46만 903명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의 20만 2118명과 비교하면 29% 많은 수준이다. 2024년 4분기 15만 2116명과 비교해도 71% 증가했다.
시장 참여자는 이달 9일에 미국 노동부가 내놓을 지난해 12월 고용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이후 제때 발표되는 첫 고용보고서인 까닭이다. 이는 오는 27~2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에도 금리 결정에 결정적으로 참고할 지표로 꼽힌다.
국제 유가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한동안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에 3% 넘게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7달러(3.16%) 오른 배럴당 57.76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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