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 사업 분리가 고질적인 적자문제로 인해 고차방정식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LH의 주택사업 직접 시행을 요구하면서 국토교통부가 개편 방안에 착수했지만, 임대주택 사업회사의 독자 생존 방안이 마땅치 않아 해법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정책 전문가들은 적자 사업인 임대주택 사업 부문이 분리 이후에 한계기업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만큼 재정 투입 이외에 다른 방안이 없을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재정당국이 국가 부채 증대 이유로 재정 투입에 부정적 기류가 강한 만큼 ‘LH의 임대주택 사업 분리’가 정책적 딜레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와 LH 등에 따르면 정부는 LH 개혁안과 관련 임대주택 사업을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국토부 업무 보고에서 “LH의 임대주택 혹은 공공주택 관리회사를 별도로 만들어 분사하면 LH의 부채 비율 문제가 해결되니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와 LH는 이에 LH 개혁위원회에서 임대주택 부문 분사 방안 등을 검토해 올해 상반기께 도출할 ‘LH 최종 개혁방안’에 포함할 예정이다.
LH의 임대주택 사업 분리는 분사 이후의 독자생존 방안이 마땅치 않아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같은 난제가 될 전망이다. LH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총부채 규모는 160조 100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2%가량인 100조 원이 임대주택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LH가 택지 매각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100% 직접 시행을 하기 위해 이 같은 부채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분사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100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닌 임대주택 사업 회사를 분리한 뒤 이를 계속 기업으로 영위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LH의 임대주택 운영 손실은 매년 2조 원 이상 발생하는 상황이다. 2023년 2조 2238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2024년에도 2조 4806억 원의 손실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공임대주택의 특성상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료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국토부와 LH는 2021년 LH 내부 직원의 땅 투기 문제로 촉발된 조직개편안을 최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당시 △토지 부문, 주택-주거복지부문으로 분리 △주거복지 부문, 토지-주택 부문으로 분리 △주거복지를 모회사로 두고 주택-토지 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공공성 강화, 정책 추진의 일관성 등 측면에서 모회사-자회사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LH의 부채 증대 가능성 등으로 인해 결국 사업이 백지화됐었다. 국토부는 이번에도 모회사-자회사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 경우 연결재무제표 상 자회사의 부채는 모회사에 그대로 반영돼 실질적 재무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2021년에 제안한 분리 방안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해 개혁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LH의 임대주택 사업 분사가 실효성이 없는 데다 재정 부담만 되레 늘릴 것으로 우려한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LH 임대주택 사업의 적자는 공공사업 목적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이라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전 세계 비기축 통화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정을 쏟아 부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 역시 “기업들이 고질적인 적자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건 청산을 위한 절차”라며 “적자사업을 계속 기업으로 존속하려는 의도를 갖고 분리할 경우 결국 모회사로 부실이 전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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