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이틀 새 중국 권력 1~3위를 연이어 만나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역할·기관별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특히 한중 간 경쟁과 협력이 병존하고 있는 현실을 들어 디지털 경제, 바이오, 환경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상호 투자를 제고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중 관계의 전면적 복원 흐름을 공고히 하고 협력 분야를 확대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중국도 최고 수준의 예우로 한국과의 소통과 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중 3일 차인 6일 이 대통령은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에서 중국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나 “양국이 수평적이고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고 실용과 상생의 길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가리켜 “민생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총리님께서) 민생과 평화에 입각해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리 총리가 “중국의 경제를 총괄하면서 민생 안정을 담당하며 한중일 정상회의의 중국 대표로서 역내 평화와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새로운 선순환적 경제협력 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중국이 제15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중 간 호혜적 협력의 기회가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이 대외 개방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 발전의 기회를 공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신산업 협력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연내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각각 리 총리를 만난 바 있다. 이 같은 인연을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은 “세 번째로 총리님을 만나는데 정말로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진다”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어린 시절 공장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비슷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리 총리 역시 “이 대통령과 더 솔직하게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는가 하면 “한중 정상 간의 전략적 지도로 양국 관계는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과 이 대통령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는 구체적 계획을 지도했다”며 “강력한 원동력을 불어넣었다”고 긍정적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중국 ‘권력 3위’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위한 역할을 요청했다. 또 “2012년 산시성 당서기 시절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도 유치하시며 한중 경제협력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신 점도 잘 안다”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인적 교류뿐 아니라 문화 교류 증진 노력을 위해 팬더 한 쌍을 추가 대여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자오 위원장 역시 “우호와 협력은 시종일관 중한 관계의 선명한 바탕”이라며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심화하는 중한 관계는 양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에 유리하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이 공식 방한을 초청하자 자오 위원장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한을 위해 소통하자”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중국 내 유력 인사들을 연이어 만난 것은 중국 측에서도 한국과의 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를 충분히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이 대통령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이례적으로 장관급인 인허쥔 국무원 과학기술부 부장이 직접 공항으로 나와 이 대통령 내외를 영접한 점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강 대변인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양국 의지를 구체적으로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상하이로 이동한 이 대통령은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장과 만찬 회동을 진행했다. 천 서기장은 중국의 명문 칭화대 출신으로 시 주석과 동문이며 중국 권력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편 김혜경 여사는 같은 날 북경한국국제학교를 방문해 재외국민 학생·학부모·교직원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여사는 재외국민 학생들에게 ‘졸업 축하 치킨’을 전하며 “한중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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