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스위스의 한 유명 휴양지 술집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에서 주민 한 명이 맨손으로 불길 속에 뛰어들어 청년 10명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위스와 이탈리아 이중 국적의 금융 분석가 파올로 캄폴로(55)는 지난 1일 새벽 1시 20분쯤 십대 딸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딸은 “불이 났고 친구들이 지하 술집에 갇혀 있다”고 알렸다.
화재가 발생한 술집은 캄폴로의 집에서 약 50m 떨어진 곳이었다. 그는 즉시 소화기를 들고 현장으로 향했다. 도착 당시 술집 주변은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있었고 소방대와 구조대가 도착 중이었지만 내부 상황은 급박했다.
캄폴로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방화문을 강제로 열고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화상을 입고 쓰러진 사람들이 곳곳에 있었고 일부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부상자들은 여러 나라 언어로 도움을 외쳤다.
술집 내부에는 외부로 연결된 출입구가 계단 하나뿐이었고 화재로 인해 산소가 급격히 고갈된 상태였다. 그는 연기와 열기를 뚫고 맨손으로 부상자들을 한 명씩 끌어내며 총 10명을 구조했다.
캄폴로는 “고통이나 위험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살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내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눈빛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조 과정에서 유독가스를 들이마신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딸은 무사히 탈출했지만 딸의 남자친구는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당국에 따르면 세계적인 스키 휴양지로 꼽히는 발레주 크랑 몽타나의 술집 ‘르 콘스텔라시옹’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40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최소 80명은 위독한 상태다.
사망자들은 시신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새해를 맞아 술집에서 파티를 즐기던 20세 전후의 청년들로 알려졌다.
화재는 샴페인 병에 꽂혀 있던 폭죽에서 나온 불꽃이 천장으로 옮겨붙으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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