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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고발만 12건… 정치권 '진흙탕 싸움'에 서울경찰청 마비

검찰 해체 앞두고 경찰에 몰려

김병기 관련 고발 10건 수사

민주당 vs 국민 상호 고발전도

'프로고발러' 공세에도 골머리

"어떻게 결론내도 '편파수사'"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감사원장(김호철) 임명동의안 등 안건에 대해 투표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계엄사태 이후 급증한 정치권의 고소·고발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을 계기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오는 10월 해체를 앞둔 검찰이 수사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서울경찰청은 주요 사건 처리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2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와 전직 동작구의원 2명을 뇌물수수 및 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오는 5일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세행 측은 김 전 원내대표가 2020년 총선 직전 전직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뒤 이를 반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이날 오전 한 누리꾼도 온라인을 통해 김 전 원내대표와 그의 배우자, 전직 동작구의원 2명 등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현재까지 제기된 김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은 크게 △숙박권 수수 △공항 의전 특혜 △병원 진료 특혜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장남 국정원 업무 동원 △장남 국정원 채용 개입 △보좌진 텔레그램 무단 탈취 △강선우 의원 금품수수 묵인 △차남 숭실대 편입 △쿠팡 대표 오찬 회동 등 10가지다. 금품수수와 관련한 두 건의 고발이 추가로 접수된다면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김 전 원내대표 관련 고소·고발은 총 12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중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의 숭실대 편입 의혹(동작경찰서)과 쿠팡 대표 오찬 회동(서울경찰청 쿠팡TF)을 제외한 나머지 10건을 모두 수사한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민감한 정계 이슈는 이뿐만이 아니다. 여성 비서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도 아직 수사 중이다. 피해자 여성 비서관이 장 의원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으며, 장 의원은 피해자와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를 무고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에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 또한 장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는 등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주요 인사들을 고발한 사건들 역시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올해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개입했다며 고발했다. 또 국정감사 과정에서 MBC 보도본부장에게 퇴장 명령을 내린 점과 자녀 결혼식에서 과도한 축의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진수 법무부 차관 등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개입 의혹을 받는 권성동·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을 고발하며 맞불을 놓았다.

일명 ‘프로고발러’라고 불리는 시민단체나 특정 인물의 무차별적인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칭찬한 이재명 대통령, 인사청탁 의혹을 받는 김남국 전 비서관·문진석 의원·강훈식 비서실장·김현지 부속실장, 갑질·폭언 의혹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을 줄줄이 고발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 김병주·전현희·김동아·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민석 국무총리 등도 이 의원의 고발 대상에 올랐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 해체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 주요 사건을 원만히 처리할 경우 경찰의 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여야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발 사건이 대부분인 만큼,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더 크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특정 사안에 대해 피의자를 송치하든 무혐의 결론을 내리든 어느 한쪽에서는 ‘편파 수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수사 속도를 놓고도 빠르게 결론을 내리면 ‘졸속 수사’, 시간을 들이면 ‘뭉개기’라는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신중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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