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보상책으로 내놓은 5만원 구매이용권을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소송을 지연시키려는 쿠팡의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일로는 지난 29일 온라인 카페를 통해 쿠팡의 보상안 이용 시 각별히 주의할 것을 공지했다. 해당 카페는 약 3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태의 집단 소송을 위해 개설됐다. 31일 기준 회원 수만 15만5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은 고객 1인당 총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세부적으로는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2만원) △알럭스(2만원) 등 4가지다.
이와 관련, 일로는 실질적인 피해 복구가 아닌 책임 회피성 조치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현금이나 포인트 지급이 아닌 ‘할인 쿠폰’ 방식이라 전체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4회 이상의 추가 결제가 필요하며,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원치 않는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특히 법적으로 이 쿠폰을 사용할 경우 '부제소 합의'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쿠폰 사용 시 약관에 '해당 보상으로 모든 배상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고,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부제소 합의는 분쟁 당사자가 추후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으로 향후 손해배상 청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단 설명이다.
특히 쿠팡의 ‘쿠폰 자동 적용’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자가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결제 시 쿠폰이 자동으로 사용될 경우, 쿠팡 측이 이를 ‘보상 수령’으로 간주해 배상액 감액을 주장하는 등 소송 지연 전략으로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로는 "부제소 합의는 법적으로 엄격하게 해석되기 때문에 약관에 관련 조항이 있더라도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며 "패소 비용 문제가 곧바로 발생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이날 열린 국회 연석 청문회에 출석해 “5만원 이용권에는 면소 조건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용권을 사용하더라도 추후 손해배상 청구 시 권리가 제한되거나 감경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로저스 대표는 부제소 합의 조항이 약관에 포함될 것이라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용권에는 어떤 조건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추후 손해배상 소송에서 청구액을 깎는 용도로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의에도 “소송을 한다면 이것(이용권 사용)은 감경 요인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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