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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통일교 '현금 수수' 적시… 전재수 명품 시계는 못 찾아

■'통일교 로비' 전방위 수사

통일교 본부·전 정관 자택 등

10곳 고강도 압수수색 벌여

내부 회계자료·초청장 확보

윤영호 "20대 대선 앞두고

李·尹 모두에 연락 받았다"





경찰이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 본부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자택·의원실 등 10곳을 상대로 15시간 넘는 고강도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핵심 물증’으로 지목된 명품 시계는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금 상자 수수’ 의혹을 적시하며 통일교 몸통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여 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17일 한 총재가 구속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서 접견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2020년 4월 총선 무렵 통일교 천정궁 내에서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총선을 위해 잘 사용하라’는 말과 함께 현금이 들어있는 상자를 수수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한 총재의 진술을 직접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찰은 전날 한 총재를 상대로 접견 수사를 시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특수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15시간 이상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 서울 용산 통일교 본부를 비롯해 총 10곳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수팀은 2018~2020년 통일교 내부 보고 자료와 회계 자료를 일부 확보했다. 또 통일교 단체에서 전 전 장관에 보낸 행사 초청장 2~3장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통일교가 초청한 행사들 전후에 모종의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당 시기 전 전 장관의 일정과 통일교의 보고·회계 자료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사건 해결의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는 명품 시계 등 확실한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이 150일간 수사를 진행할 동안 통일교 사안과 관련해서는 여당 측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에 난항을 겪던 특검이 샤넬백 등 물증을 확보한 뒤에야 탄력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간이 더욱 촉박한 경찰의 경우 전 전 장관에게 전달됐다고 알려진 시계 확보 여부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우선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자금 흐름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수사 범위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경찰은 금품 수수 당사자로 지목된 전 전 장관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 핵심 당사자들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전산 자료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작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전 전 장관이 2018년 무렵 통일교 쪽으로부터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불가리 시계를 받은 혐의(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가 있다고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올해 말이 지나면 통일교가 2018년에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에 대해서는 처벌이 어려워진다. 금품 수수 시점이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현금이나 제3자 전달 가능성이 거론되는 사건 특성상 초동 단계에서 물증 확보가 관건이지만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경찰은 당사자 직접 소환과 관련자 진술 확보에도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이날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연이틀 압수수색에 나섰다.

한편 윤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 총재와 최측근 비서실장 정 모 씨 등의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통일교 주최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와 관련해 당시 대선 후보들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측으로부터 모두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행사에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참석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은 참석해 펜스 전 부통령과 회동한 반면 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위성락 당시 실용외교위원장 등이 펜스 전 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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