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완커의 채권 상환 연기가 무산되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완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면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는 물론 금융 시장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할 수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일 완커는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20억 위안(약 4189억 원) 규모의 역내 채권 만기 연장안을 채권단 표결에 부쳤지만 가결 요건인 90%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완커는 선지급금이나 분할 상환 없이 원리금 상환을 12개월 미루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찬성한 채권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후 완커는 신용 보강 조치 추가와 이자의 정상 지급 조건 등 두 개의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각각 83.4%와 18.95%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만기 연장 합의가 불발되면서 완커가 15일까지 전액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채권 투자 설명서에는 영업일 기준 5일의 유예기간이 명시돼 있다.
앞서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가 위기를 겪는 와중에도 완커 홀로 힘겹게 버텨왔지만 유동성 위기는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완커의 재무 악화가 중국 경제 전반에 부담을 키우고 부동산 시장을 회복 불능 사태로 빠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완커가 만기 연장만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전면적인 부채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수년간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며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정보 제공 업체인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과 중국지수연구원이 ‘11월 전국 100대 부동산기업 판매 총액’을 예고도 없이 발표하지 않아 우려를 키웠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전월에 비해 수치가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국제 금융기구들도 중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를 꼽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2일 부동산 부문의 금융 리스크를 거론하며 강력한 관리·통제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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