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표적인 성매매집결지로 알려진 ‘용주골’ 폐쇄가 현실화되고 있다. 수십 년간 붉은 네온사인 아래 활기를 띠던 성매매 업소들이 파주시의 강력한 폐쇄 정책 이후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다. 시는 정비를 완료하는 대로 인공지능(AI) 도서관, 파크골프장 등을 조성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파주시는 지난 1~3일 용주골 내 무허가 건축물 1개 동을 전면 철거하는 제14차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용주골 내 행정대집행 대상 82개동 중 부분 철거를 포함해 대부분 정비를 완료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취임 1호로 결재한 ‘성매매 집결지 폐쇄’가 지난 2023년 본격화하면서 80여 곳에 달하던 성매매 업소도 8곳으로 줄었다. 현재 일부가 자리를 옮겨가며 성매매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이마저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폐쇄 과정에서 성매매 업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업주들은 파주시청을 찾아와 공무원들을 폭행하기도 했고, 용주골 내 CCTV 설치도 몸으로 막는 등 공무집행 방해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시는 불법건축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강행했고, 용주골 내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시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 특히 시민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부터 성매매 근절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용주골 일대에서 진행한 ‘올빼미 캠페인’으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시는 용주골 폐쇄 후 해당 부지를 시민 친화적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시는 매입한 업소 부지에 경기 북부 유일의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센터 문을 열었다. 이곳은 탈성매매자의 안정적인 회복과 자립을 돕는 공간으로, 공동작업장, 직업훈련,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용주골 부지에 1600억 원을 들여 성평등 인권 광장을 비롯한 AI 도서관과 국제 규격의 파크골프장, 공공 요양시설 등을 단계별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오는 16일 연풍리 비전 선포식을 통해 시민들과 개발 계획을 공유하기로 했다.
김 시장은 “70년 이상 역사적 아픔을 지닌 용주골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이제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며 “매입한 건물 일부는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해 보존하고 활용 방안을 논의할 시민협의체를 구성해 다각도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k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