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中·日 갈등, 편들기보다 중재…北에 '전단 살포' 사과 용의"

■李대통령 외신기자회견

'종북몰이' 걱정에 차마 말 못해

한반도 문제, 북미 관계개선 우선

전략적 유연성 위해 '핵잠' 필요

경제 매우 빠른 회복…물가 주시

'무혈 평화' K민주주의엔 특별함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이자 새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은 3일 외교와 안보·경제를 아우르는 비전을 폭넓게 제시했다. 최근 불거진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한쪽 편만 들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조정도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지난 정부에서 군이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북한에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이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외교와 안보 현안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혔다.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올해 진행된 두 차례 정상회의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로 ‘핵추진잠수함을 확보한 점’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전략적 유연성과 자율성 측면에서 볼 때 우리로서는 매우 유용한 결과”라며 잠수함 건조에 대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 측면에서도, 군사안보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자체 생산하고 5대5로 동업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우라늄 등 핵연료를 어디서 주로 수입하느냐’고 물어 ‘러시아에서 30% 수입한다’고 하자 ‘자체 생산하면 많이 남겠네’라고 했다”며 동업 역할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맡겼다고 설명했다. ‘농축·재처리 시설이 한국 내에 설치돼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면 장소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놓고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방적으로 (북한 측에) 유화적 조치를 하는 것 정도”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간의 관계가 먼저 개선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또 미국이 전략적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충분히 논의하고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북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면 한미 연합훈련도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계엄의 명분을 마련할 목적으로 북한에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가리켜 “(북한에)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차원에서 북한에 사과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어떻게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과할 의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자칫 소위 ‘종북 몰이’나 정치적 이념 대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어서 차마 말을 못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갈등 상황에 대해선 “한쪽 편을 드는 것은 갈등을 격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중재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속담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있다”며 “개인 간 관계나 국가 간 관계 모두 마찬가지지만 최대한 공존하고 존중하고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두고선 “끊임없이 소통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지금 단계로서는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한편 새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이 대통령은 “경제가 매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신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 후 이 대통령은 “경제가 매우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고, 여러 요인이 복합적”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필요한 대책을 마련 중이며 일부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된 날인 만큼 ‘K민주주의’의 저력을 강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대국민 특별성명을 통해 “민주주의 위기를 평화적 방식으로 극복한 대한국민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강조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에는 독특함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보통 수천·수만 명이 모이면 방화·파괴·폭력 등 장면이 떠오르지만 대한민국은 그런 전통이 아예 없다”며 “100만 명 이상이 모여도 길거리가 깨끗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사적으로 민중들의 무혈 평화 행동으로 권력을 끌어내린 사례가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