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웨이우드는 ‘계륵’ 같은 클럽이다. 드라이버나 아이언에 비해 사용 빈도가 낮다. 그렇다고 골프백에서 아예 빼자니 망설여진다. 파5 홀에서 버디를 노리자면 필요하다. 그런데 다루기 편한 클럽도 아니다. 이 애매한 페어웨이우드에 관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영원한 질문은 ‘쓸어 치느냐, 찍어 치느냐’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통산 4승을 기록 중인 함정우는 페어웨이우드를 잘 다루는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평소 3번 우드로 260~270야드를 날린다. 사진은 11월 렉서스 마스터즈 2라운드 18번 홀(파5)에서 함정우의 3번 우드 세컨드 샷 장면이다. 당시 볼을 그린 근처까지 보낸 뒤 버디 사냥에 성공했다.
함정우는 “3번 우드를 칠 때는 임팩트에만 집중한다”며 “프로암 등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을 보면 3번 우드로 거리 욕심을 내다 토핑을 내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했다. 함정우는 볼의 윗부분을 때리는 토핑의 원인으로 어퍼블로 스윙을 꼽았다.
“볼을 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자꾸 위로 올려 치려는 경향이 있어요. 이와 달리 아이언처럼 약간 찍어 친다는 느낌을 가지면 볼 콘택트가 훨씬 편해지면서 실수 확률이 확 줄어듭니다.”
함정우는 견고한 임팩트를 위해 볼 위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볼을 너무 왼쪽에 놓고 치는 골퍼들이 많다. 그러면 클럽이 최저점을 지난 후 올라가는 단계에서 임팩트가 돼 솔(헤드 바닥 부분)로 볼을 때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왼발 뒤꿈치와 스탠스 가운데의 중간 지점이 우드의 볼 위치라는 게 함정우의 설명이다.
함정우는 “프로 골퍼들도 그린을 직접 공략하는 상황이 아니면 볼을 굳이 왼발 쪽에 놓고 높이 띄우려고 하지 않는다”며 “탄도가 조금 낮더라도 볼을 평소보다 조금 우측에 두고 디봇을 가볍게 내준다는 느낌으로 쳐야 콘택트가 확실하게 이뤄진다. 볼이 좌우로 도망가지도 않는다”고 했다.
다운블로 스윙을 위해 함정우는 몸의 힘을 빼고 그립을 약하게 잡아야 한다고 했다. “클럽을 너무 강하게 잡으면 다운스윙에서 채가 잘 떨어지지도 않고 스윙도 불편하다”는 것. 그런데 몸의 힘을 빼고 가볍게 잡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함정우는 “프로 골퍼들도 심리적 압박감이 심하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며 “그럴 때 저는 심호흡을 하면서 숨을 내쉴 때 의도적으로 어깨를 확 떨어뜨린다. 그러면 근육의 긴장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그립도 살짝 잡게 된다”고 조언했다.
함정우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했다. “페어웨이우드를 칠 때는 볼이 놓인 라이가 가장 중요해요. 저도 볼이 조금만 묻혀 있으면 우드를 잡지 않죠. 그리고 자신감이 들어야 합니다. 골프는 확률 게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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