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숙박 예약이 최대 70%까지 취소되는 등 후폭풍이 확산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호텔·리조트 업계에서는 중국인 숙박 예약 취소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단체 관광객 비중이 높은 오사카 지역의 주요 호텔 약 20곳에서는 이달 말까지 중국인 숙박 예약 중 50~70%가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 이후 취소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해외여행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중국 설, 춘제 기간까지 이어지며 단기간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항공·여행 애널리스트는 “(한일령) 영향은 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회복하려면 반년에서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항공편 취소까지 겹치며 타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에서 일본으로 운항할 예정이던 12월 항공편 5548편 가운데 16%인 904편이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닛케이는 영국 항공 데이터 전문업체 ‘시리움(Cirium)’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14~27일 동안 중국 항공사가 운영하는 904편이 취소됐으며, 이는 좌석 수 기준 15만6000석 규모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최근 이틀 새 취소된 항공편 수가 3배 이상 늘었다”며 “중·일 관계 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 관광업 전반에 악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도쿄 호텔업계는 “현재까지 큰 타격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지역별 온도 차도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완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까지 감지된다. 도쿄·오사카·교토 등 주요 도시에서 급등했던 숙박비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일본인 국내 여행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산케이는 이번 사태의 핵심을 ‘중국 의존도 탈피’로 진단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본을 찾은 방문객은 3554만7200명으로, 이 중 중국인 비중은 약 23%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0%)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대만·미국 등 13개국 방문객 수는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동(+33.8%)과 독일(+29.2%) 등 다양한 국가에서 입국이 늘어 방문객 국적이 다변화하는 추세다.
특히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올해 또다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올해 1~10월 방일 한국인은 766만 명으로 전년(720만 명) 대비 6.4% 증가했으며 지난해 기록한 882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여행업계에서도 일본행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도쿄·후쿠오카·오사카 등 대도시는 물론 지방 소도시도 인기가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KLOOK)에 따르면 일본 소도시 후지노미야(시즈오카)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38배, 나하(오키나와)는 60%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소도시행 항공 노선 확장이 일본 여행 수요 증가를 이끄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인 여행객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안정적으로 수요 확보에 나서기 유리하다"며 "최근 LCC(저비용 항공사)를 중심으로 노선이 확장된 만큼 관련 프로모션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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