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발생한 고층 아파트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이 결혼을 코앞에 두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타이완 매체 미러미디어는 27일(현지시각) 이번 화재로 사망한 소방관이 37세 호와이호라고 보도했다. 그는 연인과 10년을 함께하고 다음 달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불길 속 구조 작업 중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호와이호는 소방관으로 9년 넘게 복무해왔고 이전에는 공항 특수 경찰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는 베테랑이었다. 그는 지난 26일 오후 3시 1분께 화재 현장에 투입돼 지상층에서 실종자 탐색을 시작했다. 하지만 약 30분 뒤 동료들과 연락이 두절됐고 추가 수색 끝에 오후 4시 1분쯤 아파트 외부 공터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구조 당시 그의 얼굴은 심하게 그을렸으며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 45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결혼을 한 달 앞둔 예비신랑이었던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너무 안타깝다”, “영웅을 잃었다”, “신부는 무슨 마음일까”라며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동료 소방관들 역시 “이제는 고통 없이 쉬길 바란다”, “절대 잊지 않겠다”는 추모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는 26일 새벽 홍콩 북부 타이포 ‘왕 푹 코트’에서 발생해 대규모 피해를 남겼다. 31층짜리 아파트 8개 동, 2000세대가 거주하는 대단지 전체에 화염이 번지며 곳곳이 초토화됐다. 화재의 원인으로는 ‘대나무 비계’가 지목됐다. 중국 본토에서는 화재나 내구성 등 문제로 금속 비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홍콩에서 금속 비계보다 값싼 대나무 비계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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