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29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단지에 국내 세 번째 양성자센터가 들어선다.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로 계획된 차세대 양성자센터 건립 및 운영을 위해 지난 24일 벨기에 의료기기 회사인 IBA(Ion Beam Application)와 양성자 치료 시스템 'IBA Proteus Plus'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양성자 치료는 X선, 감마선 대신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가속시킨 뒤 환자 몸에 쏘아 암세포를 파괴하는 암 치료법이다. 암조직만 정밀하게 타격해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붓고 주변의 정상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기 때문에 기존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중입자 치료와는 이용하는 원자의 종류가 다를 뿐 작용 원리가 동일하다.
현재 우리나라에 양성자 치료기를 갖추고 치료를 실시하는 곳은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 2곳 뿐이다. 삼성서울병원이 2교대 체제로 센터를 가동하며 일평균 50건 이상의 양성자 치료를 시행 중이지만 암환자 증가에 따라 치료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외에도 고려대의료원이 5년 안에 산하병원 중 한 곳에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했고 계명대동산병원과 원광대병원, 울산대병원 등도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성모병원은 이번에 계약한 모델에 현존 최신 기술인 '적응형 양성자 치료법(Adaptive Proton Therapy)'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치료법이 구현되면 치료 기간 중 변형된 종양에 대해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추가 대기 기간 없이 바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 밖에도 0.1도 단위로 정밀하게 각도가 조절되는 360도 갠트리(회전형 조사 장치)를 활용해 양성자 빔을 연속 조사하는 '다이나믹 아크' 기술 등이 아시아 최초로 도입된다.
병원은 2029년까지 일차적으로 2500억 원 상당을 투자해 연면적 3만7851㎡(1만1450평)에 지하 7층, 지상 1층 규모의 양성자센터를 건립하고 3개의 치료 구획을 구성할 계획이다. 급증하는 환자 수요에 사전 대비하기 위해 1단계 건설을 마치고, 양성자 치료 운영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추가 재원을 투자해 센터를 증축하기로 했다.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 인근이라는 접근성을 앞세워 개원과 동시에 전국의 입자 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터미널 부지에 대한 대규모 개발 계획을 바탕으로 단지 전체 마스터플랜을 새로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 병원장은 "차세대 기기를 갖춘 양성자센터를 건립해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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