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BHP는 이날 “앵글로와의 합병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며 “외부 인수합병(M&A)보다 내부 성장 전략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BHP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앵글로 인수에 도전하며 사업 재편을 시도했다. 석탄·가스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구리 자원 확보를 강화하려는 포석에서다. 구리는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수적인 원자재다. BHP는 이 과정에서 390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던 인수가를 490억 달러까지 높였지만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며 결국 무산됐다. 최근 두 회사 관계자들이 영국 런던에서 직접 만나 관련 논의를 재개했지만 결국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인수 대상이던 앵글로는 테크와의 합병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는 올 9월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한 후 주요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번에도 BHP 제안을 외면한 것은 테크와의 결합이 사업 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안은 다음 달 9일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지며 이후 미국·캐나다·중국 등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친다.
앵글로와 테크의 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글로벌 자원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앵글로의 구리 생산량은 2024년 기준 약 77만 톤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여기에 약 35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테크가 더해지면 총 112만 톤으로 확대돼 생산량 3위인 미국 프리포트맥모런(126만 톤)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시가총액도 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돼 글로벌 광산 메이저로 도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핵심 광물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AI시대에 구리 생산력 확대에 대한 갈증이 대형 M&A를 견인하고 있다”며 “구리는 광산 업체의 전략적 입지를 결정하는 핵심 사업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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