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가 국내 최초로 람사르 습지에서 양봉을 통한 특산품 개발에 나선다.
고양시는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양봉농가를 위해 장항습지의 선버들을 활용한 고품질 꿀 생산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장항습지는 2021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수도권 최대 자연형 습지다. 시는 이곳에 자생하는 선버들 군락이 이른 봄철(3~4월) 개화하는 특성에 주목했다. 일반 밀원이 부족한 시기에 꿀을 생산할 수 있어 양봉농가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의 선행연구 결과를 보면 선버들꿀은 항산화 성분인 페놀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아카시아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측면에서도 밀원수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시는 습지보호지역 내 양봉활동을 위해 환경부와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환경부로부터 행위제한 적용배제 승인을 받아 법적 문제를 해결했다. 사업 기간 중에는 출입관리와 환경보전 교육을 병행해 생태계 보호와 경제활동의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시범사업 참여 대상은 고양시에 등록된 100봉군 이상 양봉농가다. 신청 기간은 11월 28일까지며, 신청서는 고양시청 누리집 농업기술센터 공지사항에서 내려받아 작성 후 방문 제출하면 된다.
시는 참여 농가에 대해 기술지원과 함께 상품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선버들꿀의 품질 검증과 브랜드 개발을 통해 고양시 대표 특산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은 국내에서 람사르 습지를 활용한 첫 양봉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전통적인 밀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도시 습지를 새로운 밀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장항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면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생태기반 지역상생 모델"이라며 "지속가능한 양봉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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