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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대선 12월 14일 결선…중남미 ‘블루타이드’ 확산 vs ‘핑크타이드’ 수성 가른다

■공산당vs 극우후보 맞대결

1위 하라 중도 외연 확장 속

反이민 내세운 우파 결집땐

'칠레의 트럼프' 카스트 우위

파라과이·볼리비아 등 이어

중남미 우경화 합류 가능성

16일(현지 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 1위와 2위를 각각 차지한 히아네트 하라(왼쪽) 칠레공산당 소속 여당 연합 후보와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공화당 후보가 내달 14일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AFP연합뉴스




다음 달 치러질 칠레 대선 결선에서 공산당과 극우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중남미에서 우파 정부가 속속 확산하는 ‘블루타이드’가 거세질지, 좌파 정부가 득세하는 ‘핑크타이드’가 영향력을 지킬지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현지 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 집권 중도·좌파 연합의 지지를 받은 칠레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51) 후보가 26.78%(개표율 94.58%)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24.02%를 얻은 강성 우파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9) 공화당 후보가 차지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이날 1·2위를 차지한 두 후보가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부를 겨루게 됐다.

두 후보는 정치 이력과 성향 등 여러 면에서 정반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산당원으로는 처음으로 칠레의 좌파 진영 단일화 후보가 된 하라는 현지 첫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사회보장부 차관을 지냈고 가브리엘 보리치 현 정부에서는 노동·사회보장부 장관을 역임했다. 주40시간 근무제, 정부 지출 확대 등 정책을 이끌었다. 이에 반해 변호사 출신 카스트는 ‘칠레의 도널드 트럼프’라 불리는 극우 성향 후보다. 국경선을 따라 높이 5m 장벽과 참호로 ‘국경 방패’를 세워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는 것이 그의 대표적인 공약이다. 그의 정치 구호 자체가 트럼프 미 대통령을 따라한 ‘칠레를 다시 위대하게’다. 이밖에 카스트는 리튬 산업 민영화, 대규모 교도소 건설 등도 약속했다.





외신들은 결선에서 카스트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날 투표에서 하라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우파 표가 분산된 덕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결선 투표에서는 우파 표가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날 투표에서 급진적인 자유주의자로 평가받는 국민자유당 요하네스 카이저(약 14%), 전통 우파인 에블린 마테이 독립민주연합 후보(약 13%) 등은 결선에서 카스트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우파 진영은 칠레의 높은 반(反)이민 여론을 부추기며 표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칠레 국가인민청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칠레의 외국인 인구는 190만 명 이상으로 이 가운데 최소 33만 명이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스트는 칠레 범죄율이 높아지는 이유로 불법체류자를 지목하고 있다.

칠레의 대선 결과는 중남미에서 블루타이드가 핑크타이드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 판가름할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는 멕시코와 브라질·콜롬비아 등 다수 국가들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2023년 4월 파라과이에서 산티아고 페냐가 이끄는 콜로라도당이 집권에 성공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전기톱 유세로 유명세를 얻은 하비에르 밀레이(자유전진당)가 당선되는 등 핑크타이드가 주춤한 상황이다. 에콰도르에서는 최연소 대통령인 우파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2023년 연임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볼리비아에서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 소속인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이 20년간 이어져 온 좌파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에 성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칠레가 최근 수년간 우경화한 라틴아메리카 국가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 블루타이드를 환영해왔다는 점에서 (칠레의 현 선거 구도는) 미국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하라 후보가 공산당 소속임에도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왔다는 점에서 최종 결선 투표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그 역시 주로 중도 우파가 내세우는 리튬 생산 증대, 국경 방어를 위한 군대 배치 등을 공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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