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최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 직면한 가운데 전직 사장이 “단 한 푼도 물어줘선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토니 홀 전 BBC 사장은 16일(현지 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장면이 “중대한 편집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트럼프에게 한 푼이라도 주는 데 동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납세자들이 낸 수신료이자 공적 자금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방영된 BBC 다큐멘터리였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해당 프로그램이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의 연설 장면을 편집해 마치 본인이 폭동을 부추긴 것처럼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BBC에 10억 달러(약 1조 450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BBC 고위 간부 2명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사미르 샤 회장이 직접 사과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10억달러에서 50억달러(약 7조2천800억원) 사이 정도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오히려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시러큐스대 로스쿨의 그레고리 저메인 교수는 “내용 자체는 사실과 달랐던 게 아니다”라며 “발언 순서를 재배치하는 편집은 방송 현장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이길 확률을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downrigh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