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해병대 제2사단, 김포시와 손잡고 한강하구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 자생 갈대를 한우 사료로 활용하는 사업을 4년 만에 재개한다. 최근 잦은 강우로 볏짚 수거율이 급감하면서 조사료 가격이 급등하자, 민·관·군이 협력해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민통선이라는 특수한 공간의 자원을 활용해 농가 부담을 덜어주는 이번 사업은 민·관·군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도는 김포시 하성면 일대 민통선 지역 17ha에서 갈대 425톤을 수확해 축산농가 80여 곳에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11일부터 시작된 수거 작업을 통해 1060롤의 갈대 사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13년 10월 시작돼 매년 2회씩 진행됐으나, 2021년 6월 고양시 장항동 민간인 목함지뢰 사고 이후 중단됐다. 군 당국이 부대 경계 지역 안전 확보를 위해 민간인 출입을 전면 제한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번 재개를 위해 조사료 수확 장비에 추가 안전장치를 설치했다. 작업은 군의 통제 하에서만 이뤄지며, 2026년부터는 5월과 9월 연 2회 전체 면적에 대한 수거를 허용할 계획이다.
경기 북부 지역은 올해 쌀 수확기인 9~10월 동안 27일간 비가 내려 볏짚이 제대로 마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볏짚 수거율이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조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우 농가들의 사료비 부담이 가중됐다.
조사료는 한우 사육에 필수적인 건초, 볏짚 등을 말한다. 수입 조사료에 의존하던 농가들은 최근 환율 상승과 국제 곡물가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이에 해병대 제2사단은 지역 축산농가의 어려움 해소에 동참하기 위해 한강하구 경계 지역 내 갈대 수거를 허용했다. 경기도는 이번 사업이 김포시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조사료 수급 불안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광 경기도 축산정책과장은 "군부대의 협력으로 내년부터 김포시 한우농가는 조사료 구입비 약 12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휴지를 적극 발굴해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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