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F1 경주와 기업 경영 공통점은 한계 극복”

◆‘F1 리더십’ 출간한 변동식 전 자동차경주협회장

단순 레이싱 넘어 기술·사람의 결합

빠른 의사결정·협력, 기업조직과 닮아

미디어 CEO 은퇴후 경주협회장 선출

F1 통해 얻은 전략적 통찰 책에 담아

가속과 통제의 균형·유연성이 경쟁력

'인생의 서킷'에서 실패 두려워 말길

변동식 전 대한자동차경주협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 앞서 드라이버 헬멧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모든 상황들이 극한인 포뮬러원(F1) 경기는 한계상황을 설정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기업 경영과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어떤 조직이든 F1 팀처럼 협력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최근 ‘F1 리더십’을 펴낸 변동식 전 대한자동차경주협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협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경주는 속도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설계된 불확실성과 이를 통제하려는 인간의 지혜,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는 조직의 방식이 응축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디어 전문가인 변 전 회장은 CJ헬로비전·CJ미디어·CJ오쇼핑 대표를 지낸 전문경영인이다. 2011년 제7대 대한자동차경주협회장으로 선출돼 F1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국제자동차연맹(FIA) 국내 인증기관인 대한자동차경주협회는 당시 전남 영암에서 치러진 한국 최초의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를 앞두고 서킷 인증 등 공인 업무를 담당했다. 변 전 회장은 “당시 한국은 F1 불모지나 다름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대회를 치러야 했다”면서도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마주한 F1 현장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F1 리더십’은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현장 곳곳에 기업 경영을 접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자동차 경주에서 얻은 교훈을 기업 경영에 적용하면서 새로운 전략적 통찰을 발견했다는 게 변 전 회장의 설명이다. F1 팀들의 타이어 사용 전략을 기업의 자원 배분과 리스크 관리에, F1 감독과 피트 크루(정비공)를 기업의 백오피스(지원부서)와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브레이크 과열로 기권한 F1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와 위험을 통제해 완주한 맥라렌 팀을 비교하고, 브레이크 없는 확장으로 파산한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와 데이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헬스케어 기업 지멘스를 대비시키는 등 국내외 기업들의 구체적인 경영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변 전 회장은 “F1 경주는 단순한 속도의 경쟁 그 이상”이라며 “조직과 전략, 기술과 사람이 결합해 만들어내는 고성능 생태계이며 그 안에서 구단과 팀·선수들이 내리는 의사 결정과 행동 하나하나는 레이싱 기술을 넘어 비즈니스 현장의 의사 결정과 조직 문화에 관한 깊은 깨달음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F1의 교차점으로는 ‘속도의 본질은 통제’라는 점을 들어 설명한다. 자동차 경주나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비결은 가속과 통제의 균형에 있다는 것이다. 변 전 회장은 ‘승리는 실수를 가장 적게 저지른 드라이버의 것’이라는 전설적인 F1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의 발언을 소개하며 “트랙 위에서의 승부와 기업 경영은 다르지 않다”며 "F1에서 엔지니어링 성과와 드라이버의 결단이 결합될 때 비로소 속도가 의미를 갖듯 기업도 기술적 우위와 조직적 통제 장치를 조화시키는 조직만이 시장에서 장기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변동식 전 대한자동차경주협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변 전 회장은 경기 침체와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대내외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의해야 할 경영 요소로 조직의 유연성을 꼽았다. 장기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기업과 달리 매 경기마다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처해야만 하는 F1팀의 피버팅((pivoting·사업 방향 전환) 전략을 기업 경영에 활용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그는 “F1 팀들은 전략을 설정했더라도 수많은 변수에 따라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술을 짜내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는 것처럼 기업 역시 기술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는 실패를 직면하고 분석하는 학습 문화를 제도화할 때 지속적인 경쟁 우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자들에게도 현재 자신이 어떠한 위치에 있건 각자 F1 경기장에 선 자신을 상상해볼 것을 권했다. 변 전 회장은 “드라이버·감독 혹은 피트 크루 그 누구더라도 모두가 한 팀이 돼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F1 팀처럼 최고경영자(CEO) 혹은 소상공인, 평범한 직장인까지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각자의 서킷에 서 있다”며 “때로는 페이스를 조절하고, 때로는 전력 질주를 선택하며,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인생에서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