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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60% “야간작업 개선 필요” [양종곤의 노동 톺아보기]

작년 생활물류 종사자 실태조사 보니

개선 방식, 5일 근무제 > 시간제한 順

40% “개선필요 없어”…“소득 더 많아”

업무 만족도 높지만, 노동강도 탓 이직

물량과 속도 따라 수익결정 구조 ‘핵심’

반면, 택배 이용자 43% “택배일 안해”

연합뉴스




최근 새벽 배송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택배기사(종사자) 10명 중 6명은 새벽 배송이 포함된 야간 작업을 개선해야 한다고 인식했다는 정부 조사가 나왔다. 하지만 10명 중 4명은 개선이 필요 없다고 답하는 등 택배 업무에 대한 직업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택배 이용자들도 빠른 배송 시간 등 택배 서비스를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택배 요금이 비싸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엿보였다. 배송 물량과 속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택배산업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택배 종사자와 이용자의 새벽 배송 선호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13일 한국교통연구원의 2024년 생활물류서비스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작년 택배 종사자 800명과 택배이용자 16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택배 종사자 800명 중 200명은 새벽 배송 종사자다.

야간작업 여건 개선을 위한 조치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필요 없다’는 비율이 40.3%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 질문은 ‘필요 없다’를 제외하고 구체적인 개선 조치 문항을 고르도록 만들어졌다. ‘필요 없다’를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59.7%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질문이다. 개선 조치를 보면, ‘주 5일 근무제 도입’이 3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작업시간 제한(13.4%), 금액 보상(8.2%), 마감시간 조정(4.5%)이 뒤를 이었다.

사실상 새벽 배송 제한과 직결되는 작업시간 제한이 13%에 불과한 이유는 택배 기사의 수익 구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택배 기사는 배송 물량과 수익이 비례한다. 이 질문은 작업 시간 제한 예를 하루 최대 8시간으로 제시했다. 택배종사자의 평균 근로 시간 11.7시간 보다 3시간 가까이 낮다. 실제로 이 조사에서 택배 종사자 취업 동기는 ‘일한 만큼 수익 보장’이 62.8%로 1위다.

야간 배송을 하는 이유에 대해 ‘주간 배송 보다 소득이 더 많다’가 45.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타인과 접촉을 피할 수 있다(23.9%),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다(22.4%) 순이다. 야간 배송을 고정적으로 한다는 택배 종사자는 64.9%로 나타났다. 배송을 해야 한다면 주간보다 야간이 더 낫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주·야간 업무를 포함한 전체 택배 종사자의 업무 만족도는 ‘보통’이 44.4%로 1위였다. ‘만족’이 37.8%, ‘매우 만족’이 6.8%를 기록했다. 보통 이상 응답 비중이 89%로 만족스러운 직업으로 평가됐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업무 지속 계획에 대해서도 90.0%는 ‘할 수 있다면 더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만족도는 젊고 택배 경력이 짧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야간 업무 종사자에 대한 별도 만족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택배 종사자가 불만스럽다고 느끼는 주된 근로환경은 낮은 수익과 사회 인식이다. 항목 별 5점 만점으로 조사한 결과 1위는 ‘낮은 운임’과 ‘(직업에 대한) 낮은 평가’가 3.75점으로 1위다. 이어 고위험(3.7점), 고객과 갈등(3.65점), 강한 노동강도(3.64점) 순이다. 이직을 결심하는 이유도 ‘높은 노동 강도’가 45.6%로 가장 높았다. 근로환경 개선 요구 사항 1위도 수익과 직결되는 ‘수수료 인상’이 62.6%로 절반을 넘었다.

택배 이용자는 75.4%가 택배 서비스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택배 이용자가 새벽 배송을 선호한다는 인식도 설문을 통해 입증됐다. 택배 이용자에게 택배사별 서비스 차이를 느끼는 이유를 묻자 ‘배송 시간’이 29.8%로 가장 높았다.

택배 이용자의 택배업 일자리는 택배 만족도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택배업 일자리 참여 의향에 대해 43.2%는 ‘되도록 안 한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35.4%로 2위다. 택배서비스 개선 사항으로 ‘요금 인하’가 24.1%로 1위였다. 택배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여역을 넘어 공공 역할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62.1%가 동의했다.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가 택배 요금을 높여 택배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새벽 배송 논란에 대한 해법을 찾기도 어렵다는 게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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