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전 국민의 인공지능(AI) 역량 함양 지원을 위한 1억 4000억원 규모의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3년 전 정부가 발표했던 ‘디지털인재 100만 명 양성 방안’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디지털인재 양성안 발표 이후 등장한 챗GPT·딥시크 등 생성형AI를 계기로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며 “일부 산업군을 넘어 전 분야, 전 국민의 일상에 스며든 AI를 어떻게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AI for All’, 어느 부분이 새로운가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전날 발표한 ‘모두를 위한 AI 인재양성 방안’ 에서 새롭게 제안된 신규 사업들은 우선 고등교육 단계에서의 △AI 기본교육 강화 △거점국립대 중심 AI 거점대학 육성 △ AI·AX 부트캠프 등이 있다.
이중 AI·AX 부트캠프는 기존에 교육부가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운영해온 ‘첨단분야 인재양성 부트캠프’에서 빠져 있던 AI 분야를 더한 것이다. 2023년 시작된 첨단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는 산업별로 필요한 인재를 신속하게 양성 하기 위해 대학이 기업과 공동으로 1년 이내 단기 집중 교육과정을 개발해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우선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 부트캠프의 경우 그동안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항공·우주, 미래 자동차 등을 주제로 해당 사업에 참여해온 총 44개 대학 가운데 우수 과정 운영 10개교를 선정한 뒤 내년부터 해당 첨단 분야와 AI를 연계한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5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이를 통해 AI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첨단분야 인재양성 부트캠프 내에 단독으로 ‘AI’ 분야도 올해 9월 신설돼 3개 대학을 신규 선정한 데 이어 내년에는 37개교를 추가해 총 40개교에서 AI 집중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부트캠프를 운영하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규 37개교의 경우, 권역별 선정 등 지역 중심으로 선정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수 인재가 해당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3년 전 ‘학석박 패스트트랙’ 재추진…통합·연계 과정 분할이 새로워
AI 우수 인재가 5.5년만에 박사 과정까지 마칠 수 있도록 하는 학석박 통합 패스트트랙의 경우, 2022년 3월 공개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에도 거의 똑같이 담겼던 내용이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던 중 국회에서 막혀 있던 패스트트랙을 재추진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기존 시도와 달리 최근 대학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 △연계 과정으로 개념을 명확히 구별한 점이 새롭다”고 설명했다.
통합 과정이란 ‘입학 단계부터’ 학석박 과정에 참여할 것을 확정한 상태로 선발하는 반면, 연계 과정의 경우 학부 입학 후 뒤늦게 관심이 생겼을 때 학석박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교육부는 두 유형으로 개념을 구분한 뒤 이를 토대로 고등교육법 등 관련 법령에 학석박 통합과정 근거를 규정하고, 최대 2년 6개월까지 수업연한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드디어 법적 지위 보장 받는 박사후 연구원(포닥)
저임금·취업난 문제에 시달리며 이공계 학문후속세대 위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던 박사후연구원(포닥)도 법적 지위를 보장받게 될 전망이다. 앞서 2023년에도 정부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대학 구성원에 교원, 행정직원에 더해 박사후 연구원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여전히 현행 고등교육법에는 대학원 이후 단계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는 재차 고등교육법 개정을 약속하고 “박사후연구원을 명확히 제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 지원 근거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공학 학술연구기반구축을 목표로 박사후연구원 지원 규모를 올해 1352명에서 내년 200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밖에 폐지되었던 비전임교원 및 박사후연구원 대상 연구지원 사업도 내년부터 복원된다. 정부는 총 237억 원(약 790개 과제) 규모의 ‘기본연구’ 사업을 통 신진연구자 중심의 기초연구 생태계 회복도 지원할 계획이다. 예상 지원 규모는 3년씩 연간 6000만원(인당) 상당이다.
‘AI 교원 부족’에…사범대·교대서부터 AI교육 시작
초중고 전단계에서 AI 교육 비중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교육부는 ‘예비교원’ 단계부터 교원의 인공지능(AI)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대책도 새롭게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교·사대 인공지능(AI) 교육과정 개발 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다. 현직 교원에 한정한 교사 연수로는 급등한 AI 교육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이에 교육부는 내년에 24억 8000만원을 투입해 예비교사 대상 AI 관련 표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기존 교과개편·보완, 신규 교과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교육대학 및 사범대학의 교원양성과정 교직과목에 AI 기본소양교육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앞서 2023년 교직과목에 편성됐던 ‘디지털 교육’을 AI 교육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과목 이수를 의무화하도록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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