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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조선시대 선박, 600년만에 수면위로

나주~서울 쌀 나르던 '마도4호선'

태안서 발견 10년만에 인양 완료

쌍돛대 구조로 기술력 진화 확인

인근에 고려시대 난파선 흔적도

조선시대 조운선 마도 4호선의 선체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은 고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산과 강이 많아 육상 교통이 방해를 받는 이유 등으로 예부터 해상 교통이 발달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곡식 등 물자는 거의 남해와 서해 바닷길을 통해 개성·한양 등 수도권으로 운반됐다. 대신 바닷길은 사고도 많았다. 적지 않은 선박이 해상에 가라앉았고 이는 우리나라에서 해양고고학이 이른 시기부터 주목받은 이유다.

거친 풍랑으로 선박이 많이 가라앉아 ‘바다의 경주’라고 불리는 충청남도 태안군 마도 앞바다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시대 선박이 수중에서 발견된 지 10년 만에 인양에 성공해 수면 위로 나왔다. 이 배가 침몰한 지 600년 만이다. 이로써 한국 선박사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4월부터 ‘마도 4호선’ 선체 인양 작업을 시작해 지난달 작업을 완료했고 밝혔다.

배 위로 끌어 올려진 마도 4호선의 선체 일부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마도 4호선에서 출토된 ‘나주광흥창’ 글자가 적힌 목간. 연합뉴스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도 4호선은 조선 세종 때인 1420년께 마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길이 12m, 폭 5m 크기다. 앞서 국내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이전 배들이 모두 중앙에 하나의 돛대를 설치한 것과 달리 마도 4호선은 앞 부분과 중앙에 각각 돛대를 설치한 쌍돛대 구조로 훨씬 빠른 속도로 많은 화물을 운반할 수 있었다. 또 큰 나무 못과 보조 못을 함께 사용한 고려시대 배와 달리 작은 나무 못을 여러 개 사용해 선체를 정밀하게 연결하고 내구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연구소 측은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 이전의 배는 모두 하나의 돛을 사용했는데 마도 4호선은 돛이 두 개인 것이 특징”이라며 “선박 기술의 발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충남 태안 마도 인근 지도. 노란색과 빨간색(마도 4호선) 점은 고선박이 발견된 지점이다.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수중 마도 4호선의 존재는 2015년에 인식됐으며 역사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세곡(쌀) 운반선의 실체를 드러낸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돼 왔다. 마도 해역에서 4번째로 조사했다고 해서 ‘마도 4호선’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배에는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어 당시 전라도 나주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공물을 싣고 서울 광흥창으로 향하던 조운선으로 여겨진다.

현재 국내 바다에서 발견된 옛 배는 모두 15척이다. 이 가운데 고려시대 배가 가장 많은 11척이고 통일신라 배가 1척, 외국 배가 2척, 그리고 조선 배가 1척이다. 이 중 마도 앞바다에서 5척이 발견됐으니 3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마도 해역에서는 고려시대 배 4척과 조선시대 배 1척이 나왔다.

‘마도 5호선(추정)' 선박에서 끌어올린 유물들. 연합뉴스


한편 연구소는 마도 해역 일대를 추가 조사하던 중 새로운 난파선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배는 고려시대인 12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또 다른 고선박, 즉 ‘마도 5호선’ 발견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연구소가 잠수사를 투입해 조사한 결과 청자 다발 2묶음(총 87점)과 나무로 만들어진 닻, 밧줄, 볍씨, 선체 조각 일부, 화물 받침용으로 추정되는 통나무 등을 찾아냈다. 연구소 측은 “틀을 이용해 무늬를 찍어낸 기법 등을 고려할 때 청자들은 1150~1175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는 지금까지 태안선(12세기 후반), 마도 1호선(1208년), 마도 2호선(1210년 전후), 마도 3호선(1265~1268년)과 함께 마도 4호선까지 모두 5척의 고선박이 발굴됐다. 새 ‘마도 5호선’까지 확인된다면 마도에서 발굴된 고선박은 모두 6척으로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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