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실제로 새벽 3시에 출근해 회의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3시 총리관저로 출근해 비서진과 함께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 질의 대응을 위한 준비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3시간 넘게 이어졌고 비서관들이 예상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브리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역대 총리들도 예산위원회 전 사전 준비를 해왔지만 새벽 3시부터 회의를 연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이날 오전 9시 시작된 중의원 예산위원회에는 다카이치 총리와 각료 전원이 참석했다.
총리의 새벽 근무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안팎에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사이토 겐 자민당 의원은 “과로 수준이 심각하다”며 “취임 직후부터 아세안(ASEAN) 정상회의, 미일·중일·한일 정상회담, APEC까지 숨 돌릴 틈 없이 일정을 소화해온 데다 국회 일정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하고, 일하고, 일하겠다고 말한 총리지만 솔직히 걱정스럽다.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는 휴식도 필요하다”며 “적당히 게으름도 피우면서 해달라”고 조언했다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잠은 자는 거냐”, “이러다 쓰러진다”, “너무 무리하지 말아라” 같은 걱정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반면,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리더라면 따라가고 싶다”, “진짜 열정적이다”,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찬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총리 본인뿐 아니라 비서진들의 워라밸도 무너진다”, “열정도 지속 가능해야 가치가 있다”, “새벽 3시는 상식 밖이다” 등 ‘비정상적 근무 문화’를 지적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출 직후 “워라밸이란 말을 버리고 일에 몰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겠다”는 발언은 열정적인 리더십으로 주목받았지만 일본의 과로사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비판도 컸다.
이에 노동단체와 과로사 유가족들은 “정부가 추진해온 건강한 직장 문화와 근로자 보호 정책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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