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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정계 은퇴…美 최초 女하원의장, '20선' 전설 마침표 찍다

내년 11월 중간선거 불출마 선언

정무 감각 탁월, 40년간 의정활동

민주당 압승·오바마케어 입법 주도

트럼프 저격수로 명성, 연설문 찢기도

트럼프, 은퇴소식에 "기쁘다" 악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연합뉴스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민주당 원로 낸시 펠로시(85) 의원이 내년 11월 열리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결정으로 펠로시는 도합 20선이라는 입지전적인 기록을 뒤로한 채 40년간의 정치 여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는 6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2027년 1월 임기 종료를 약 1년 앞두고 정계 은퇴를 공식화한 것이다.

펠로시는 1940년 민주당 5선 하원의원과 볼티모어 시장을 역임한 토머스 달레산드로 가문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워싱턴DC 소재 트리니티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대학 시절 만난 벤처 투자자 폴 펠로시와 결혼한 뒤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다섯 아이를 키우는 와중에도 민주당을 적극 후원하며 지역사회에서 이름을 알린 그는 1987년 지역구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공식 입문했다.

펠로시는 엘리트 정치 가문 출신이라는 후광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20차례 선거에서 줄곧 승리하며 민주당 내 핵심 지도부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의 성공 비결로는 무엇보다도 뛰어난 정무적 감각이 꼽힌다. 2006년 중간선거 당시 온건화 전략을 내세워 중도층을 공략한 결과 압승을 거뒀고 민주당은 12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펠로시는 당시 승리를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아 2007~2011년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완주 고집을 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에서는 수많은 ‘개혁 입법’을 이끌어내며 진보 세력의 대표 투사로 인정받았다.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 바이든 정부 당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동성혼인정법 등 굵직한 입법안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낸시 펠로시(왼쪽 두 번째) 전 하원의장이 2020년 2월 4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달한 연설문을 찢고 있다. 왼쪽은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AP연합뉴스


정치 인생 후반부에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저격수로 명성을 날렸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두 번째 하원의장을 지낼 당시 내란 선동 등의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두 번이나 가결했다. 2020년에는 트럼프 대통령 의회 국정연설 직후 바로 뒤에서 연설문을 찢어버려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구상에서 최악의 존재”라고 맹비난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펠로시의 은퇴 소식에 “기쁘다”며 “나는 그가 사악한 여자라고 생각한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마지막까지 강한 존재감을 유지한 펠로시였지만 고령으로 인한 은퇴설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는 최근까지도 이를 일축해왔으나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결국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의 후임으로는 같은 당 소속인 스콧 위너 상원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타임지는 “펠로시는 당대 가장 노련하고 유능한 의회 지도자로서 한 시대를 마무리했다”며 “당분간 그와 같은 정치인을 미 의회에서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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