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언론과 거리를 두고 있는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이 MBC TV 예능에 나와 위원장직 수락 배경으로 “K팝 전체에서 개인회사 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볼까 하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로 K팝 업계의 주요 인사인 박진영 위원장는 지난 5일 저녁 녹화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김구라 등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연예인 출신으로 장관급 위원장 직을 맡게 된 이유를 이처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날 K팝 전체에서 개인 회사의 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앞서 9월 9일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어 10월 1일 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회의 추진 목표로 △미국 코첼라를 능가하는 글로벌 수준의 음악 페스티벌 개최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장 건설 △ K컬처 플래그십 스토어의 전세계 확산 △업계와의 K컬처 핫라인 구축 △ 글로벌 지식재산권(IP) 관리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페스티벌 개최가 2년 더 후인 2027년 12월일 정도로 상당히 두루뭉수리한 목표지만 대체적으로 우리 대중문화계에서 꼭 필요한 사안들로서 주목을 받았다. 위원회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진영 두 사람의 공동 위원장 체제다. 박진영 위원장은 위원장이 된 이후 별도로 언론과 만난 적은 없다. 이날 예능 출연이 그나마 관련 질문에 대한 첫 대답이었던 셈이다.
현재 비상근 위원장인 그는 이날 “처음에는 상근을 제안 받았는데 3개월간 거절 했다”며 “제가 여러 사유로 거절해도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그 사유를) 모두 해결해줬다. 결국 거절할 이유가 없어졌다. 상근이면 월급도 받을 수 있겠지만 가수도 하고 ‘라디오스타’ 출연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더불어 자신의 소박한 정치적 견해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진영 위원장은 “자본주의는 정부가 간섭하지 않으면 부자들에게 너무 유리하다. 그래서 정부가 힘없는 서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진보 진영의 정책이 꼭 필요하다”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서민을) 너무 많이 보호하면 자본가들이 다른 나라로 간다. 이걸 막기 위해 보수 진영의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 시대 상황과 다른 나라를 보며 균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수이면서도 ‘예능 달인’답게 그는 마지막에 “어느 진영에도 속할 마음이 없다. 저는 진보 진영도 보수 진영도 아닌 박진영이다.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말하면서 패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진영의 대중문화교류위원장 관련 발언 전문>
“처음에는 상근으로 제안을 받았는데 제가 ‘못해요’ 했어요. 3개월 동안 거절한 거에요. 대통령 비서실에 강훈식 비서실장이 있는데 ‘이것 때문에 안해요, 저것 때문에 안해요’ 했는데, 그런데 그것을 계속 해결해 줘서, 3개월, 나중에는 이유가 없는 거요. 주요 공직이니까. 아, 너무 부담이 되더라고요.
(‘비상근이라도 장관급이면 예우가 있죠. 차량 제공이라든지’ 하는 패널 질문에) 그런 것들이 있는데 제가 다 거부하고. 월급은 상근이면 받을 수 있지만, 상근을 제가 어떻게 해요. 가수하고 라디오스타도 해야 하고.
일은 정말 산더미예요. 그럼 진짜 이 기회에 그냥, 후배들하고 우리 K팝 전체에서 개인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볼까 해서 나중에 그래서 결심하게 됐어요. 부담은 어떤 정부냐에 따라 제가 마치 그 정치 성향을 띈 것처럼 보일 수 있고 제가 홀몸이면 괜찮은 데 가족들이 있잖아요. 제가 30년 동안 연예인 하면서 정치 성향이나 신념 이런 거 안 밝혔는데.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차라리 말을 할까. 1분 안에, 공식입장을. 1분 안에 하다 보니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면은 있어요.
자본주의는 정부가 간섭을 하지 않으면 부자들에게 너무 유리해요. 그래서 정부가 힘없는 서민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진보 진영의 정책들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많이 보호를 해주면 자본가들이 다른 나라로 갑니다. 이를 막기 위해 보수 진영의 정책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그 시대 상황과 다른 나라를 보면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느 쪽 진영에도 속할 마음이 없고, 저는 진보 진영도 보수 진영도 아닌 박진영입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주위 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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