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학점제를 경험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 및 학부모 10명 가운데 7명은 제도 폐지를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응답자 대다수가 진로 탐색이 아닌 대학 입시를 고려해 선택 과목을 결정했다고 답해 당초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달 21일~23일 고1 학생 및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고교학점제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폐지'라고 답한 비율이 72.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축소'(13.8%), '현행 유지'(6.4%), '확대'(5.3%) 가 이었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75.5%가 불만족(안좋다·매우 안좋다)했다. '보통'은 20.2%, '좋다'는 4.3%에 불과했다.
당초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진로에 맞춰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맞춤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도입 목적이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과목 선택권이 충분히 주어졌냐', '향후 진로·적성 탐색 및 결정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는 각각 67.0%, 76.6%가 아니라고 답했다. 심지어 ‘학교 적응·교우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 경우도 절반(48.9%)에 달했다.
올해 처음 시행된 고교학점제가 대학 입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불안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고교학점제 관련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절반 이상(56.4%)이었고 이 가운데 60.4%가 '학원·컨설팅 업체(사교육)'의 도움을 받았다. 고교학점제 과목 선택 시 영향을 미치는 최대 요인 역시 ‘대학별 대입 유불리(68.1%)’로, ‘진로 및 적성(27.7%)’의 2배 이상이었다.
한편 '학교 내신이 불리해진 경우 고교학점제가 내신 불이익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에 대해서는 무려 83%가 아니라고 답했다. 이에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교 1학년 종료 시점에서 학교 내신 상위권 학생은 고교학점제 관련 일반·진로선택 과목에, 학교 내신이 불리한 학생들은 수능 등에 집중하며 고교학점제 집중도가 매우 양극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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