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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 ‘트럼프 관세’ 회의적…"정부 패소 확률 90%"[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IEEPA 근거 상호·펜타닐 관세 변론 시작

보수 성향 대법원장 "관세는 세금…의회 핵심 권한"

배럿 대법관 "왜 이렇게 많은 나라가 관세 대상돼야 하나"

반면 캐버노 대법관 "닉슨 전 대통령 때 관세 허용 사례 有"

베선트 "판결 결과 매우 낙관적…관세 환급할 일 없을 것"

베팅사이트서 행정부 패소 확률 60→90%

5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등에 대한 구두변론이 시작된 가운데 경비원들이 대법원 앞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펜타닐 관세의 운명을 결정할 연방대법원의 첫 구두변론이 5일(현지 시간) 워싱텅DC에서 열렸다. 정부 측은 패소 시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무역 보복 조치에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원고 측은 “관세는 세금이고, 과세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반박했다. 주요 외신들은 대법관들이 ‘트럼프 관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분석했고 베팅사이트에서는 한 때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할 확률이 9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변론은 약 3시간 가량 진행됐고 정부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방청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년간 지속된 미국의 무역적자, 펜타닐로 인한 미국인 사망 급증 등을 근거로 미국이 국가 비상사태에 있다고 규정,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전세계에 15%의 상호관세,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에 펜타닐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미국 내 일부 중소기업은 IEEPA에는 대통령에 수입을 '규제'할 권한은 부여하지만 관세를 징수할 권한까지 위임하진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정부 측 대리인 D. 존 사우어 법무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사용한 것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미국을 경제·국가안보적 재앙 직전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가 미국과 다른 나라의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데 도움이 됐으며 이를 되돌린다면 "미국을 훨씬 더 공격적인 국가들의 가차 없는 무역 보복에 노출시키고, 경제 및 국가안보 측면에서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반면 원고 측 대리인인 닐 카티알 변호사는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언제든, 어느 나라든, 어떤 제품이든 대통령이 마음대로 관세를 정하고 변경할 권한까지 넘겨줬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주목할 점은 대법관들의 반응이었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수 성향 대법관을 포함해 상당수 대법관들이 비상사태를 근거로 제한 없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행정부 주장에 상당한 의구심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보수 성향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는 미국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며 이는 항상 의회의 핵심 권한이었다"고 말했다. 또 관세를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이 의회로부터 명시적으로 부여받아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대해 사우어 법무차관이 부정적 태도를 보이자 "주장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1기 때 지명된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도 "왜 이렇게 많은 나라가 상호관세 대상이 돼야 하는지 설명해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보수성향 대법관 브렛 캐버노는 과거 하급심 법원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유사한 법률에 따라 관세를 부과한 것을 허용한 선례가 있다며 이는 의회가 대통령에게 비상사태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려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인터넷전문매체 악시오스는 "구두변론은 판사들이 어떻게 판결을 내릴지 알려주는 완벽한 지침은 아니다"라며 최종 판결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베선트 장관은 변론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판결 결과에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만약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릴 경우 이미 거둔 관세를 어떻게 환급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 우리가 다루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베팅사이트에서는 트럼프 관세가 대법원에 의해 취소될 것이라는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프레딕트잇'에서 변론 시작 한 시간 만에 트럼프 정권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확률이 60%대에서 90%대까지 급등했다. 다른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도 '대법원이 트럼프 관세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보는 확률도 변론 시작 전 52%였지만 이후 18%까지 급락한 후 미 동부시각 오후 6시 30분 현재 26%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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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 ‘트럼프 관세’ 회의적…"정부 패소 확률 90%"[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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