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미국의 혁신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다음 정권에서도 이런 정책을 고수하면 미국에 큰 재앙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피터 하윗 미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현재의 미국 경제정책을 이렇게 규정하며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학 연구 예산을 삭감하고 과학 인재 이민에 대한 압박도 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재의 해외 이동은 일종의 ‘제로섬’ 게임인 만큼 인재가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다른 나라로 이동하게 되고 결국 미국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윗 교수는 중국의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드론 등 첨단산업 발전상에 대해서는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십 년간 중국의 부상을 지켜보며 놀라워했지만 민주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정치적 자유를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상당한 경제적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이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서구에 뒤처졌지만 성공한 스타트업에는 확실한 지원과 경제적 보상을 통해 경쟁적 역동성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는 “중국보다 훨씬 민주화된 국가들에도 교훈을 준다”며 “가령 미국의 경우 대기업들이 수많은 산업을 장악하며 어떤 식으로든 중소기업의 혁신을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기차 분야에서도 미국이 테슬라를 중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보호해 결국 테슬라는 혁신성이 떨어졌고 중국 전기차에 추월당했다”고 지적했다. 하윗 교수는 “테슬라가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지 않았다면 혁신을 이어갈 수 있었고 중국보다 앞서 나갔을 것이다. 그들은 그럴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하윗 교수는 “앞으로 중국이 많은 기술 분야에서 리더가 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혁신을 저해하는 미국의 경제정책이) 미 경제사에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의 미래가 미국보다 밝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윗 교수는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도 여러 저술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관련해 “통화정책이 정치적 요소에 의해 주도될 수 있다는 게 우려스럽다”며 “이는 미국 달러의 위상에도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미 장기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역(逆)그린스펀 수수께끼’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수수께끼는 2004~2006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1%에서 5.25%까지 급격하게 올렸지만 장기금리가 오히려 하락하자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당혹감을 나타낸 일화를 바탕으로 생겨난 말이다. 지금에 대입하면 연준이 금리를 낮춰도 장기금리는 되레 오르며 연준이 시장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윗 교수는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의 박사 학위 지도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하 수석에 대해 “단순한 제자가 아니라 중요한 논문의 공동 저자이기도 했다”며 “훌륭한 학생이었고 가까운 시일 내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lassic@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