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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실 행사비 내달라" 요구에…LH 부장의 항변

감사원,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 감사결과 발표

공문도 없이 별개 예산 투입, 통보·주의 조치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주도…비밀 조직 신설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6월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VIP(대통령) 행사는 (용산공원) 임시 개방하고는 연관이 없지는 않지만 공개하면 안되고, 하여간 별건으로 진행이 되잖아요. (한숨) 우리가

국토부 돈을 가지고는 있지만 협약을 체결해서요. 그걸 LH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A 부장은 지난 2022년 5~6월 국토부 공무원들과의 잇따른 통화에서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당시 윤석열 정부가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중구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한 직후 추진 중이었던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의 예산을 LH에서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기념해 인근 지역 주민 등을 대통령실 경내로 초대한 환영 행사다.



A 부장이 감사원에 제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A 부장은 국토부 B과장, D과장 등의 억지스러운 요청에 결국 다른 예산을 끌어다 쓰는 위법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공식적인 지시는 없었다. “V(IP)실에서 돈 생각하지 말고 자꾸 하라고 푸쉬하는 부분도 있고 이래가지고(B 과장)”라는 등 은근한 압박이 있었을 따름이다. A 과장은 B 과장에게 공식적인 지시를 내려줄 것을 거듭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국토부의 D과장에게는 공문 초안까지 만들어주면서 대통령실 집들이행사의 용역계약을 맺기 위한 공문을 요청했지만, D과장은 공문 발송을 회피하다가 3일 뒤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 이러한 내용을 후임자에게는 알리지도 않은 채였다.

감사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 관련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지난 2022년 6월의 '용산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 비용을 LH가 대납한 것은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2억7000여만원이 든 이 행사는 LH가 용산공원 조성사업 예산에서 끌어다 썼다. 그러나 감사원은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지시로 행사가 기획·준비된 점, 행사 목적이 '대통령을 친근하고 가까운 이웃으로 알리는 것'에 있었다는 점, 장소도 대통령실 경내였던 점을 토대로 ‘집들이 행사’가 용산공원 조성사업과는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대통령경호처에 주의 조치를, 경호처·국토교통부·LH에 재발 방지를 각각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자들에게 법을 어길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해 개인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한편 김 전 처장은 경호처 내 비공식 임시조직을 만들고 자신의 육군사관학교 동기를 단장으로 임명한 뒤 용산공원 홍보를 비롯한 행사 준비 업무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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