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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죄송합니다” 줄줄이 복붙…AI에게 사과문 맡긴 美 명문대생들, 무슨 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교수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sincerely apologize).”

미국 명문대 수업에서 학생 수십명이 똑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사과 이메일을 교수에게 보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이메일들은 알고 보니 AI(인공지능)가 대신 써준 사과문이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UIUC) 캠퍼스에서 데이터사이언스 입문 과목을 가르치는 칼 플래너건 교수와 웨이드 파겐-울름슈나이더 교수는 최근 수업 중 학생들의 출석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교수들은 학생들로부터 거의 동일한 형식의 이메일 수십 통을 받았다. 모두 “sincerely apologize”로 시작하며 문장 구조와 어투가 놀라울 만큼 일치했다. 두 교수는 “이건 뭔가 이상하다”고 판단했고 확인 끝에 학생들이 챗GPT 등 AI 툴을 이용해 사과문을 생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플래너건 교수는 “처음 몇 통은 진심 어린 사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비슷한 이메일이 들어오자 ‘이건 사람이 쓴 게 아니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지난달 17일 대형 강의실에서 실제 학생들이 보낸 이메일 일부를 직접 띄워 읽으며 “AI의 힘으로 죄책감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학생들”이라며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이 장면이 수업 도중 촬영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며 ‘AI 사과문 사태’로 빠르게 확산됐다.

다만 교수진은 이번 일을 징계 대신 학문적 정직성(academic integrity)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플래너건 교수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규정 위반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드러냈다”며 “AI 시대의 진정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도 “강의계획서에 AI 사용 제한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징계는 어렵다”며 교수의 판단을 존중했다.

논란이 된 수업은 1200명 규모의 기초 데이터사이언스 과목으로 출석과 참여 점수가 전체 성적의 4%를 차지한다. 교수진은 QR코드 기반 출석 시스템에서 조작 정황을 발견하고 조사를 진행하던 중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해당 수업을 들은 한 졸업생은 “교수들이 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정말 잘 설계한 과목인데 출석도 안 하고 사과문까지 AI에 맡겼다는 게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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