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싱가포르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방, 원전,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개발 공조를 확대하고 제주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첫 싱가포르 수출로 농식품 교류도 활성화하는 데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한 로런스 웡(사진) 싱가포르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올해로 한국과 싱가포르가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APEC 정상회의와 맞물려 웡 총리는 지난해 5월 취임 후 처음 한국을 찾았다.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웡 총리와 직접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전 세계 성장과 번영을 지탱해온 국제 질서가 흔들리고 기후변화, 초국가 범죄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 앞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변화하는 경제와 안보 환경에 대처하는 한편 첨단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양국은 방산 기술 공동 연구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며 “여기에 더해 싱가포르의 방산 물자 다변화 과정에서 한국이 적극 협력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웡 총리 역시 “특히 디지털 안보에 힘쓰면서 국민과 국가를 더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방산 기술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교역과 투자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교역을 활성화하고 싱가포르 내 한국의 중소기업, K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제주도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싱가포르 수출에 처음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검역은 엄격하기로 유명한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수한 우리 농식품의 세계시장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과 웡 총리는 양국 간 원자력협정 추진을 통해 원전 협력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온라인 스캠과 같은 초국가 범죄 대응에서도 공조를 늘리기로 했다. 양국은 △디지털 협력 △문화·체육 협력 △녹색·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협력 △인사행정 협력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음악 애호가이자 수준급의 기타 연주 실력을 가진 웡 총리의 취향을 고려해 나전칠기 장식이 된 일렉트릭 기타를 선물했다. 공식 오찬에서는 웡 총리가 싱가포르 명물 ‘호커센터’의 해산물 음식을 좋아하는 점에 착안해 한국 해산물과 제철 식재료가 포함된 한식이 준비됐다. 비빔밥 맛이 나는 연된장마요, 해산물 숙회, 콩비지와 명란젓 소스를 곁들인 제주산 갈치구이, 전남 나주배로 만든 금빛 무알콜 칵테일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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