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 가장해 ‘1인 2역’을 하며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하고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2022년부터 3년간 여성 수십 명을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지난달 17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에게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 및 강간 등), 아동복지법 위반(음행 강요·성희롱 등), 강간, 협박 등 10여 개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피해자들이 거래를 위해 연락처를 남기면 A씨는 직거래를 빌미로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구했다. 이후 불편함을 느낀 피해자들이 연락을 끊자 A씨는 ‘전 여자친구’라고 자칭하는 여성 B씨의 이름으로 피해자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B씨 행세를 한 A씨는 “A씨가 당신을 성희롱했다”며 “나도 피해자다, 함께 복수하자”고 제안했다.
피해자들은 이를 믿고 ‘A씨를 협박하라’는 B씨의 지시에 따라 A씨로부터 나체 상태로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영상을 받아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피해자인 척 “내가 당한 불법촬영과 협박 피해를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압박했다. 두려움을 느낀 피해자들이 A씨를 만나자 그는 이들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했다.
경찰은 지난해 한 피해자의 고소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A씨가 실제로는 1인 2역으로 ‘전 여자친구 B씨’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여성 100여 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연락해 협박한 정황이 확인됐으며, 이 중 20~30명만이 경찰에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8월 말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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