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많으면 공이 생각보다 덜 나가는데 오늘은 날이 화창해서 잘 구를 것 같아요.”
경기 남양주시에서 온 박미경(64) 씨는 일찌감치 경기장에 나와 잔디를 살펴봤다. 그는 “어제는 점수를 잃지 말자는 생각으로 안전하게 쳤지만 오늘은 공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25 신한 쏠메이트·서울경제 파크골프 마스터즈 전국대회’ 이틀째인 31일 경기 양평군 양평파크골프장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짙은 안개 속에서 시작한 첫날과 달리 맑은 햇살과 선선한 바람 덕분에 경기를 치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대회는 첫날과 둘째 날 각각 18홀씩 돈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만큼 첫날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선수들은 이날 만회를 다짐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변수는 잔디 위 이슬. 파크골프는 잔디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인천에서 온 손 모(64) 씨는 “일교차가 큰 날은 대개 오전엔 잔디 위 물기 때문에 공이 덜 구르고, 오후엔 마찰이 줄어 속도가 더 붙는 편”이라며 “어제는 실력 발휘를 못했지만 오늘은 날이 좋으니 무난한 플레이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참가 선수 대다수는 “점수에 연연하기보다 즐기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온 오순탁(71) 씨는 “순위권에 드는 건 극히 일부일 뿐 결국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느끼는 재미가 대회에 참가하는 가장 큰 이유 아니겠느냐”며 “함께 경기 결과를 얘기하면서 차 마시고 밥을 먹는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장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동호인들이 다른 선수들을 응원하며 좋은 결과가 나올 때마다 힘껏 손뼉을 치면서 “좋아요” “나이스샷”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프로 골프 선수들처럼 알록달록한 의상으로 개성을 뽐내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붉은색 의상을 입은 선수들이 유독 많았다. 한 여성 선수는 “요즘은 블랙과 화이트가 기본이지만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 불리는 김세영 선수처럼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붉은 바지를 입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다양한 브랜드들이 준비한 이벤트 부스도 활기가 넘쳤다. 시니어 맞춤 건강 보조 식품을 판매하는 아미노트리는 미니 홀컵에 공을 넣으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로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아미노트리 관계자는 “이벤트를 위해 준비한 제품이 첫날 모두 소진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며 “파크골프 동호인들에게 아미노트리의 기능과 장점을 확실하게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GN바디닥터 부스는 고주파 마사지 기기를 체험하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서울에서 온 최신국(70) 씨는 “함께 온 동료들의 추천으로 들렀다. 허리가 뻐근했는데 체험 후 통증이 확실히 줄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라온아띠파크골프와 볼빅 부스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볼빅 관계자는 “현장에서 직접 동호인을 만날 때마다 파크골프의 저변 확대를 실감한다”며 “서울경제신문과 함께하는 파크골프 관련 행사는 확실히 다른 곳보다 열기가 뜨겁다. 이번 대회도 동선과 환경이 잘 구성돼 체험 후 실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달려온 400여 명이 펼친 이틀간의 열전 끝에 남녀 개인별 우승은 임후빈(강원), 이상호(경기) 씨가 차지했다. 이들은 각각 110타와 116타를 기록했다. 2위는 111타를 친 강성용(강원) 씨와 116타를 친 김요숙(서울) 씨에게 돌아갔다. 김 씨는 우승자와 동타였으나 D코스에서 2타를 더 치는 바람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어 3위는 민문식(경기), 신미자(서울), 4위는 유동오(광주), 강화자(경기), 5위는 조병덕(경기), 윤희진(경기) 씨가 차지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지난해 1회 때보다 전국 대회 상위권 수상자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선수들의 점수대도 더 높았다”며 “서울경제와 신한금융그룹 공동 주최로 대회 인지도와 위상은 물론 전반적인 운영 및 구성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된 메이저급 대회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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