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 경기 양평군 양평파크골프장. 짙은 안개가 일대를 완전히 뒤덮은 가운데 각양각색의 차량이 줄지어 양평파크골프장으로 들어섰다. ‘2025 신한 쏠메이트·서울경제 파크골프 마스터즈 전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달려온 선수와 가족·지인들이다.
“안개가 이렇게 짙게 꼈는데 홀이 어디 있는지나 제대로 보이려나.” 경기가 열릴 구장을 바라보며 걱정의 말을 내뱉기도 잠시. 선수들은 파크골프채가 규격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용구 검사와 등록 절차를 거치기 위해 줄을 서며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지난해 종합 일간지로는 처음으로 전국 규모의 파크골프 대회를 열어 동호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올해는 한층 격상된 수준과 규모를 갖춘 대회를 선보이기 위해 신한금융그룹과 손을 잡았다. 파크골프 유관 단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한파크골프협회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회 공동 주관으로 참여했다.
동호인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메이저급 대회’의 수준과 규모에 걸맞게 현장은 17개 시도를 대표하는 선수 400여 명과 참관객들이 내뿜는 열기로 달아올랐다. 이번 대회에 주차 관리 요원으로 힘을 보탠 홍승만(53) 씨는 “이제껏 많은 대회에서 주차 관리를 맡아봤지만 이번처럼 규모가 큰 대회는 처음이다. 주차장 수용 대수를 넘어설 만큼 많은 선수가 현장을 찾았고 덕분에 우리 지역에도 활기가 넘치는 느낌”이라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8시 25분. 심판위원장의 호루라기 소리가 구장 전체에 울려 퍼지자 1그룹의 경기가 시작됐다. 샷건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36개 모든 홀에서 거의 비슷한 시간에 ‘탕’ 하는 티샷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양평파크골프장은 완만한 능선과 솥뚜껑 모양의 그린을 갖춘 데다 예측이 쉽지 않은 도그레그 홀이 곳곳에 조성된 전략형 코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날은 짙은 안개로 촉촉하게 젖은 잔디 때문에 ‘미스샷’을 친 선수들의 안타까운 외마디 탄성이 구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난해 대회에서 개인전 여자부 우승을 거머쥐었던 김요숙(63·서울) 씨는 “잔디가 물기를 머금고 있다 보니 공의 속도와 방향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모래 벙커에도 물기가 아직 남아 있어 어려웠다”며 “이런 변수를 외려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 후반에는 타수를 꽤 만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평파크골프장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도 저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전남 목포시에서 왔다는 김춘식(66) 씨는 “어제 36홀을 두 바퀴 돌았는데 연습량에 비하면 결과가 잘 나온 편”이라며 “오늘은 타수가 조금 늘었지만, 이 정도면 만족한다. 다른 지역 동호인과 교류하고 기술도 배울 수 있어 무엇보다 보람 있다”고 말했다.
멀리 제주도에서 온 김혜준(62) 씨는 “육지에 나올 기회가 많지 않은데 섬을 벗어나 관광도 하고 전국의 동호인과 함께 필드를 누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는 도민들과 단체로 참가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파크골프에 입문한 지 오래되지 않은 선수들은 대회 참가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강영자(62) 씨는 “준비 과정 자체가 내게 활력을 주고, 대회에 참가만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며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경쟁보다는 동호인과 함께하는 축제에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웰컴 키트’를 제공해 선수 등 참가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올해도 동호인에게 필요한 용품을 담은 웰컴 키트를 배부했다. 한 선수는 “웰컴 키트는 서울경제가 주최하는 대회를 기다리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며 “특히 실용적인 물품으로 구성돼 대회가 끝나도 유용하게 쓸 수 있어 좋다”고 웃었다.
이날 오전에 열린 개회식에 참석한 내빈들은 선수들의 페어 플레이를 주문했다. 손동영 서울경제신문·서울경제TV 대표이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미디어로서 파크골프 마스터즈 전국대회를 대한민국 최고의 메이저 대회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전국 최고의 파크골프 선수들이 명승부를 펼치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은 “파크골프는 세대를 잇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커뮤니티 문화이자 삶의 활력과 건강, 새로운 도전의 무대를 열어가는 희망의 스포츠”라며 “이번 대회가 단순한 경기의 장을 넘어 사랑과 우정, 건강과 열정이 함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용하 대한파크골프협회 부회장은 “협회는 앞으로도 회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이틀간 이어지며 남녀 개인별 최종 순위와 시상은 31일 경기가 끝난 뒤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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