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자신의 인장이 새겨진 야구 용품 세트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9일)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신라 금관 모형 선물에 대한 답례로 자신의 인장이 찍힌 야구공과 배트 등 야구용품 세트를 선물했다. 특히 야구 배트에는 백악관이 있는 미국 워싱턴이 연고지인 메이저리그 야구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외야수 딜런 크루즈 선수의 친필 서명이 담겼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미국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야구를 소개한 역사를 상징하는 선물을 통해 한미 양국의 깊은 문화적 유대와 공동의 가치를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해졌다.
아울러 한국일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왕관 모형과 함께 수여받은 무궁화대훈장을 김해 공항에 대기 중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실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정상 간 선물은 선박 등을 통해 보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을 더 일찍 가져가기 위해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 측 인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에 왕관과 훈장을 전시할 곳을 벌써 정해놨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회담에서도 야구가 소재로 이용됐다. 이달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은 10분 늦게 시작됐는데, 다카이치 총리는 "늦어서 실례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에서 야구를 봤다"고 이유를 밝혀 화제가 됐다.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던 당시에는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월드시리즈 3차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의 만남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선수 활약을 칭찬하자, 나루히토 일왕이 감사를 전하며 분위기가 훈훈해진 바 있다.
과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야구가 등장한 적 있었다.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회담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빈티지 야구용품 액자를 선물했다. 바이든은 상원의원 시절 민주당팀 선수였고, 윤 전 대통령 역시 두산 베어스 열성 팬으로 알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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