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드라마임에도 최고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tvN ‘신사장 프로젝트’. 협상을 위해 사소한 규칙은 융통성 있게 어기면서도 쾌도난마의 협상력으로 통쾌함을 선사한 신사장(한석규 분)이 중심인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그와 매번 부딪히는 원칙주의자 초임 판사 조필립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누구나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융통성 있고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신사장도 과거에는 그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신사장 프로젝트’에서 원칙주의가 오히려 풋풋하고 순수하게 다가오는 초임 판사 필립 역을 맡은 배우 배현성(26·사진)을 종영을 앞둔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묻자 “전세 사기, 가족 이야기, 학교 폭력, 선거 등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신 사장이 레전드 협상가답게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해결한 점이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는 청년 피해자들이 많아 더욱 공감이 갔다”며 “필립이 경험했던 학교 폭력 등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들에도 공감을 했다”고 덧붙였다.
친근한 치킨집 사장이 해결하는 전세 사기, 학교 폭력, 헬스 트레이너의 처우 문제 등은 그의 말대로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필립은 원칙을 고수하며 신 사장과 대립하지만 결국 사회와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터득하게 되면서 신 사장처럼 단단해지고 성숙해진다. 이런 필립의 모습은 청년에게는 배움으로, 중장년에게는 서툴지만 풋풋했던 청년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어려운 법조 용어 등의 대사를 판사처럼 조심스러우면서도 틀리지 않게 또박또박 말하는 게 인상 깊었다. 그는 “판사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 법원에서 참관 수업을 듣기도 했고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는 툭 치면 법률 용어가 줄줄 나오도록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그렇게 했다”며 “대사를 틀리지 않도록 정말 법률 용어를 달달 외웠다”고 했다.
초임 판사로 치킨집에서 수습 생활을 시작하며 신 사장과 대립하는 필립 역을 맡은 배현성은 ‘투톱 주연’이자 대선배인 국민배우 한석규에 밀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이에 대해 “좋은 선배이자 좋은 어른으로 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해주신 한석규 선배님 덕”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한석규에 대해 “주연은 모든 배우를 비롯해 현장을 챙겨야 한다고 했던 말이 인상 깊었다”며 “단역 배우들은 하루만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먼저 인사도 하고 어색하지 않게 알게 모르게 잘 챙겨야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배현성은 내년에 공개될 티빙의 ‘대리 수능’에서 악역에 도전한다. ‘박보검 닮은 꼴’로 주목을 받은 그는 그동안 주로 선하고 여린 역을 맡아 왔다. 그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배우로서 감독님 말씀(디렉션)을 잘 알아듣는 장점이 있으니 많이 써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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