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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로 사실상 북미회담 거절…트럼프 "머지않아 만날 것"

■ 북미 정상회동 결국 무산

김정은, 참관은 안해 수위조절

트럼프 "중국과 회담에 초점

수십년간 발사해와" 후일 기약

李는 "金 진심 수용못해 불발"

비핵화 등 수싸움 지속될 듯

북한 미사일총국이 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의 북미 회동이 결국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입국하기 직전 “이제 우리의 초점은 중국이지만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도착하기 직전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북미 회동 거절 의사를 밝히자 후일을 기약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회동 불발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이번 순방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과 관련, “모르겠다”면서 “북측도 원한다 생각하고 나도 원하지만 중국에도 집중하고 싶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한해 30일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후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이제 우리의 초점은 내일(30일) 만날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하지만 우리는 돌아올 것이며 언젠가,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한 기간 북미 회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도 같은 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아직은 제대로 다 수용하지 못해 불발되기는 했다”며 “이것도 또 하나의 씨앗이 돼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 북미 회동이 성사되지 못했음을 공식화한 셈이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이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을 전날(28일)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날 미사일을 발사한 후 입국 수 시간 전 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올 5월 22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 발사를 참관하지 않았다. 수위를 조절함으로써 이번 회동에는 거절 의사를 표하되 향후 대화 여지를 열어뒀다는 평가다.



이달 22일에도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경주 APEC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도발이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직접 겨냥한 듯한 이번 미사일 발사를 북미 회동 제안에 대한 거절로 해석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회동 제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거절 의사를 재확인시켜준 신호”라며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 당시의 우호적인 분위기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시험 발사를 참관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트럼프와 최소한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며 “깜짝 회동은 거절하지만 북측이 원할 때, 원하는 조건하에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계산일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은 수십 년간 미사일을 발사해왔고 이번에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김 위원장과는 항상 좋은 관계이며 그의 일정이 매우 바쁘지만 언젠가 그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의사를 이해했으며 미사일 발사 자체는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에 따라 빠른 시일 내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도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 등 비핵화 의제를 포기할 경우 북미 대화에 열려 있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7일(현지 시간)에는 방한 일정 연장 및 방북 의향을 내비치며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 같은 행보를 확인한 북한은 핵 보유 인정과 명시적인 비핵화 포기, 구체적인 대북 제재 완화 등 더 큰 ‘선물’을 약속받은 후 대화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이 수직 발사돼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800여 초(2시간 10분) 비행해 표적을 소멸했다”고 보도했다. 비행 거리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행 시간으로 볼 때 사거리는 약 1500㎞ 수준”이라며 “서해상에서 발사할 경우 일본열도와 중국 모두 사정권에 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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