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국가 원수인 폴 비야(92) 카메룬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대선에서 승리하며 8번째 임기에 들어간다. 비야 대통령은 1982년 집권 이후 43년째 권좌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당선으로 99세까지 카메룬을 통치할 전망이다.
카메룬 헌법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비야 대통령이 지난 12일 실시된 대선에서 53.6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그는 올해 말 새로 시작되는 7년 임기를 확보했다.
비야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거의 유세를 하지 않았다. "위대함과 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북부 도시 마루아에서 단 한 차례 유세를 진행한 것이 전부였다. 대신 국영 매체와 정부 통제 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거운동을 대신했다. 심지어 선거 기간 중인 지난달 21일에는 유럽으로 장기간 외유를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이를 “개인 여행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유엔 총회에도 외무장관을 대신 파견했다.
이번 대선에는 총 12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나 야권의 대표 인물인 모리스 카모의 출마가 무산되면서 야권이 분열됐다. 카메룬 선거제도상 과반 득표자가 아니더라도 최다 득표자에게 승리를 부여하는 구조 탓에 야당의 정권 교체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했다.
비야 대통령은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임기 제한을 폐지하며 장기집권 기반을 굳혔다. 또한 지역과 세력을 분할 통치하는 방식으로 권력 구조를 세밀히 관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1984년 군사 쿠데타를 진압한 뒤 사실상 철권 통치를 이어왔으며 이번 8선 성공으로 카메룬 현대사와 자신의 정치사가 겹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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