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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러트닉, 정상회담 직전까지 '초치기 담판'…"노딜 가능성도"

■내일 한미정상회담

수차례 화상회의로 협상 벌였지만

'현금 직접투자' 놓고 이견 커 진통

정부 "이번에 바로 타결 어려울 듯"

베선트도 "처리 해야 할 사안 많다"

APEC 이후로 타결 늦춰질 수도

올 8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이 29일 개최되는 가운데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미 양측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로 관세 협상을 연기할 수 있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이에 따라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는 ‘노딜’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에서 합의문은 아니지만 양국 간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담은 일종의 공동 문서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 또한 나온다.

2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미 관세 협상을 총괄하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주말 이후 최근까지 두 차례 이상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화상회의를 열고 3500억 달러(약 502조 원)의 대미 투자 패키지 실행 방안을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22일(이하 현지 시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함께 워싱턴DC에서 러트닉 장관과 대면 협의를 한 후에도 잇따라 추가 협의를 통해 막판 협상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양국은 29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 협상을 최종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한 이견을 봉합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막판까지 초 치기에 가까운 담판이 예상되지만 합의는 만만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초 한국은 3500억 달러 가운데 5% 이내 수준에서만 직접(현금) 투자를 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보증으로 채운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사례처럼 현금 투자 중심의 ‘백지수표’ 방식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단기간에 대규모 외화 유출로 인한 경제위기를 우려했고 미국 또한 이러한 우려를 일정 부분 받아들인 상태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한국에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총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측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조달 가능한 외환 규모를 연간 150억~200억 달러로 보고 있다. 분할 투자 기간도 10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 분담과 이익배당 문제 역시 이견이 있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하루 전인 28일까지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주 APEC 정상회의 및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관세 협상 타결이 늦춰질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미 투자 패키지의 주요 내용에 대한 논의가 모두 교착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 측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 중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한미 관세 협상이 29일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취재진에 답했다. 베선트는 “전체적인 틀은 이미 마련됐지만 처리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이미 상당히 협의가 진전된 안보 협상을 관세와 묶어 패키지로 타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리하게 합의문을 도출하지는 않겠다는 기조를 강조하는 상태다. 최종 타결을 위해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까지 수락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현재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세 가지를 꼽는다.

우선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합의 사항을 발표하지 않는 ‘노딜’이 될 수 있다. 다만 양국 모두 빈손으로 정상회담을 끝내기에는 부담이 있는 만큼 합의문은 아니지만 양국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담은 문서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난항에 빠진 관세 협상 타결은 미뤄두고 안보 협상 결과만 발표해 절반의 성과라도 달성하는 것이다. 가장 어려우면서도 이상적인 마지막 시나리오는 안보·관세를 묶은 패키지 딜의 최종 성사다. 만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직접 만나 ‘톱다운’ 방식의 극적 합의를 이뤄낸다면 양국의 공동성명이나 업무협약(MOU), 세부적인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의 팩트시트(fact sheet) 등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한미 관세 협상은 타결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한국이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는 점에서 톱다운 방식의 정상 간 전격 합의는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김정관-러트닉, 정상회담 직전까지 '초치기 담판'…"노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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