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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 개미와 한 배 탄 李대통령…코스피5000시동[송종호의 국정쏙쏙]

<79>코스피 4000시대

집권 4개월 여 만에 49.79%주가 상승

정부 증시 부양책 신뢰…‘국장’으로 시선

코스피·코스닥 ETF투자 공개…상승 자신

부동산에서 증시로 머니 무브 촉진 정책

기업 펀더멘탈·산업경쟁력 추가 뒷받침

李 "더 좋아지기 전에 빨리 참여하자”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산업경제체제를 만들어내 성장성을 확보하고 주가 조작같은 불공정행위를 엄단해 시장신뢰를 높이면서 코스피 4000시대 넘어 5000포인트 시대 향해 갈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길 기대합니다.”

2022년 1월 3일 새해 증시 개장과 함께 서울경제신문 증시 대동제에 참석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축사입니다. 그는

방명록에도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포인트를 향해 나갑시다’라고 적었습니다. 그 각오와 약속이 2025년 10월 28일 이루어졌습니다. 정확히 3년 만입니다.

서울경제 증시 대동제 참석 이후 3년 만에 코스피 4000


대통령 취임 전날 종가 2698.97 기준으로 보면 집권 4개월 여 만에 49.79%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지난 6월 20일에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7월 14일 3200선 돌파에 이어 3500선까지 거침없이 질주하며 결국 4000선에 올라섰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경쟁 후보가 집권한 3년 동안 세액공제와 금투세 폐지 등을 내걸며 개미들의 ‘국장’투자를 권유해왔지만 3000선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코스피 지수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4개월 여 만에 수직 상승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기대감과 미중갈등 해소 등의 기대감이 반영된 배경도 있지만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신뢰가 투자자들을 코스피로 불러들인 셈입니다.

이 대통령의 주가 부양의지는 새삼스레 말할 게 없습니다. 20대 대선 당시 경제지 가운데 유일하게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공정을 회복하면 코스피 지수는 5000을 간다”고 자신했습니다.

2021년 12월 10일자 서울경제신문 4·5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인터뷰


주식개미 이재명 "공정회복하면 코스피 5000 간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이유로 시장의 불투명성을 우선 꼽았다. 이 후보는 “주가조작으로 수천·수만 명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범죄자들이) 멀쩡하니 (일반인들은) 그냥 투자를 안 하게 된다”면서 “주가조작이나 펀드 사기 등 시장 불투명성을 초래하는 부정행위만 철저하게 단속해도 주가지수가 5000까지는 순식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략)

이 후보는 자본시장에서도 ‘공정’의 가치가 구현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공약에서도 “대주주의 기업 분할로 인한 경영권 프리미엄 독점, 자사주를 통한 의사 결정 왜곡으로 투자자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기업 인수합병, 물적 분할 과정 등에서 대주주의 탈법과 소액주주에 대한 차별을 시정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주주 탈법을 막기 위한 조치로는 금융감독원의 단속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자본시장 불공정 문제가 해결되면 개인의 자산 형성 기회가 늘어나 성장 회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서울경제신문 2021년 12월 10일자 1·4·5면)


2021년 12월 10일자 서울경제신문 1면과 온라인 기사.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주요 일간지와 방송 인터뷰로는 처음으로 코스피 5000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의지와 논리는 21대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선 직전이었던 5월28일 이 대통령은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를 주제로 진행된 유튜브 ‘이재명TV’라이브 방송에서 아예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1억 원을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제가 (대통령직에서)은퇴할 때 쯤이면 꽤나 돈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난 5월 28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K-이니셔TV '1400만 개미와 한배 탔어요'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사회에 따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5000 공약이 말 잔치가 아니라 실제 자신이 투자를 통해 입증해 보겠다는 각오를 다진 셈입니다. 지난 5월 28일부터 27일 종가 기준 이 대통령이 투자한 ‘KODEX 200’은 60.84%, ‘KODEX 코스닥 150’은 31.02% 상승했습니다. 해당 ETF를 이 대통령은 2000만 원씩, 총 4000만 원 규모로 거치식 매수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코스피200 ETF에는 매월 100만 원씩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거치식으로 매수한 ETF를 추가 매수 없이 그대로 보유했다는 가정하에 단순 계산하면, KODEX 200은 약 3210만 원, KODEX 코스닥 150은 약 2620만 원 규모로 각각 불어났습니다. 거치식으로 매수한 ETF로만 1830만 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뒷받침 해주듯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달 “9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이 대통령의 ETF 평가이익은 1160만 원으로, 2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진심’이 정책 신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장치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코스피200·코스닥 150 ETF 투자공개…‘이재명 풋’ 탄생


당시 방송을 진행했던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투자한 만큼의 발전과 개선이 기대된다”며 “코스피200·코스닥150 ETF에 투자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투자자가 됐다고 해도 무방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의원은 ‘트럼프 풋’을 언급한 뒤 당시 이 대통령 투자를 “‘이재명 풋’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도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재명 풋은 주식시장에서 하방(하락)방어수단으로 풋옵션에서 의미를 따온 것으로 정치적 하방 보장선 또는 심리적 안전판이라는 얘기입니다.

주가 부양 의지는 올해 상반기에 출간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도 언급됐습니다. 관련 부분을 일부 옮기면 <나도 한때 개미였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소형 ‘잡주’에 몰빵했다가 깡통을 차기도 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IMF이후에는 우량주 장기 투자로 본전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중략) 대한민국 주식투자자 상당수가 해외 주식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국장’은 수익이 잘 나지 않을 뿐더러 불공정·불합리한 방법으로 소수가 이익을 독차지한다는 의심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경제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지배경영권 남용, 안보위기 탓이 크다. 대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제도 개선에 나선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에 적극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결국 국민이 합니다p252>>

2022년 1월3일 당시 이재명(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 앞에서 진행된 서울경제 ‘2022 증시대동제’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취임 첫 외부일정 KRX방문…증시 친화정책 일사천리 법제화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었던 만큼이나 이 대통령은 집권 후 바로 행동했습니다. 취임 일주일 만에 외부 일정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아 불공정거래 엄단을 지시하는 한편 증시 친화 정책도 일사천리로 법제화했습니다. 정부·여당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고 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한 1차 상법개정에 이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골자로 한 2차 상법개정안을 차례로 통과시켰습니다. 지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영계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큰 틀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하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정책들이 중심이다 보니 개미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충분한 조치들이었습니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 초동 대응과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도 출범했습니다. 불법이익 의심계좌 우선 동결조치,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부과, 금융투자상품 거래·임원선임 제한, 신상공개 등 불공정거래를 엄단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대책 발표 두 달 만인 지난달 불공정거래 사건에 부당이득의 2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했고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세력을 조기에 적발해 재산을 동결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대신 주식…李 “생산적 금융 전환”주문


당장 ‘부동산에서 증시로 머니 무브’를 촉진하겠다는 정책 방향도 유지될 전망입니다. 대출까지 막힌 고액의 현금 투자인 부동산 보다는 증시가 문턱이 낮은 것도 사실입니다. ‘부동산 대신 주식’이 기본 정책 방향인 셈입니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0월 21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와 같은) 비생산적인 분야에 집중됐던 과거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주식 투자와 같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주문했습니다.

여기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세법개정안에서 35%로 책정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최초 안인 35%가 아니라 (시장 기대치인) 25%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시장의 온기는 더욱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순환매 장세로 주도주에 이어 중형주까지 순환매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수는 더욱 폭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 펀더멘탈 뒷받침 필요…산업대전환 본격화


코스피 4000은 이처럼 정책의 힘으로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가는 본질적으로 현재에서 바라본 기업의 미래 수익 흐름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선 직전까지도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하회하다가 4000을 넘어섰다고 갑자기 한국 기업의 미래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정책으로 끌어올린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유지하고 5000에 도달하기 위해선 기업의 펀더멘탈(재무상태·실적 등 기초체력)과 산업 경쟁력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비상계엄 이후 고꾸라진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면 내년부터는 기업의 근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제반 환경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산업 대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기업의 펀더멘탈까지 개선될 경우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코리아프리미엄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때마침 국내 주요 산업 사이클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확산되며 반도체주 중심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앞서 전한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선 법을 어겨서 돈을 버는 반칙은 불가능하다.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비정상으로 인해 저평가 된 (주식들이) 다시 올라올 것이고 한국 산업 정책 방향을 확실히 말씀드려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그럼 주식시장은 좋아질 것”이라며 “저도 손해볼 것 같으면 투자 안한다 .더 좋아지기 전에 빨리 참여하자”고 했습니다. 코스피 5000은 이미 시동이 걸렸습니다.

역대 정권 코스피 상승률


(1) 노무현 대통령 (2003.2.25.~2008.2.24.) 592.25→1686.45 (185% 상승)

(2) 이명박 대통령 (2008.2.25.~2013.2.24.) 1709.13 →2018.89 (18% 상승)

(3) 박근혜 대통령 (2013.2.25.~2017.3.10.) 2009.52→2097.35 (4% 상승)

(4) 문재인 대통령 (2017.5.10.~2022.5.9.) 2270.12→2610.81 (15% 상승)

(5) 윤석열 대통령 (2022.5.10.~2025.4.4.) 2596.56→2465.42 (-5% 하락)




1400만 개미와 한 배 탄 李대통령…코스피5000시동[송종호의 국정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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