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근 해상에 폭격기를 띄우고 지상작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베네수엘라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약 밀매 단속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텍사스 다이애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1 랜서 2대가 베네수엘라 인근 국제공역에서 비행했다. B-1 폭격기는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7만 5000파운드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미 공군과 해병대는 지난주에도 B-52 폭격기와 F-35B 전투기를 동원해 베네수엘라 연안 섬 근처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WSJ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조만간 베네수엘라에서 지상 작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군사 작전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발언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카라카스 중앙공원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친 전쟁은 제발 그만”이라고 영어로 호소했다.
미국은 8월 카리브해에 구축함과 핵 잠수함을 배치한 이후 베네수엘라를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9월 2일 첫 공격을 시작으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선박을 수 차례 공격해 최소 37명을 숨지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5일엔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내 비밀 작전 수행을 승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빌미로 마두로 제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1기 행정부 당시부터 남미에서 좌파 반미 바람을 주도하는 마두로 대통령을 눈엣가시로 여겨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도 마약 밀매 배후로 몰아갔다. 페트로는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대통령으로 마두로 대통령과 긴밀한 동맹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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