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만 원에 청년들에게 주택을 공급한 것은 동작구가 배출한 ‘최고의 히트 사업'입니다.”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은 2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만원주택(양녕청년주택)이 청년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4월 시작한 만원주택 사업은 월 평균 소득 50% 이하인 19~39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구 직원들이 발품을 팔아 찾은 주택을 빌린 뒤 청년에게 재임대를 해주는 방식인데, 구 입장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부담이 들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동작구는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는 자치구 최초로 지자체가 주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비사업 모델을 완성하고자 설립됐다. 기존에 있던 ‘어르신행복주식회사’를 모태로 하는 이 회사는 2022년 박 구청장이 취임하자마자 변경해 운영 중이다.
동작구가 100% 출자해 만든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는 설립 초기 어르신 일자리 제공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청소·방역사업에서 청년카페 관리운영 등 일자리 창출부터 직접 정비사업까지 지원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이렇게 거둔 수익은 연간 1억 7000만 원 수준. 이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청년주택은 현재 36가구가 이용 중이다. 이 수익을 청년을 위한 거주공간 확보에 활용함으로써 예산 부담을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박 구청장은 “1인 청년 가구 36세대가 입주해 월 1만 원으로 주거 걱정 없이 각자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며 “'청년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과 ‘청년 맞춤형 공공임대 주택’도 동일하게 월임대료 1만 원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청년들의 거주공간 등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펼치게 된 데에는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박 구청장은 앞서 국토교통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을 거쳐 대통령직수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자문위원을 지냈고, 이후 동작구청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동작은 오랜 기간 한쪽에서는 난개발이, 다른 한쪽에서는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국토부에 있던 사람이 구청장으로 온다고 하니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좀 바뀔 수 있겠구나’ ‘동작의 지도가 바뀌겠다’ 등의 열망이 터져나왔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현재 펼치는 주요 정책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새롭게 들어선 신청사에서도 그의 특징이 드러난다. 45년 만에 이전한 신청사에는 방문자들의 시선을 끄는 구조물이 하나 있다. 바로 중정에 위치한 대형 미끄럼틀 ‘D-LIDE’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15m 높이의 대형 미끄럼틀은 언뜻 보기에 지자체 청사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운영 한 달 만에 1만 2000여 명이 탑승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은 타 지역에서도 찾아와 인증샷을 남기는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신청사의 특징은 이뿐만 아니다. ‘관상복합청사’라는 콘셉트 아래 영도시장에 입점해 있던 상인들을 불러 모아 새로운 상권을 형성했다. 동작구는 지하1층에 상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임대료도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했다.
박 구청장은 신청사를 구의 랜드마크로 만든 것처럼 흑석뉴타운, 노량진뉴타운 등도 신속 개발해 자치구의 ‘주거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정비구역 지정 후 지정고시까지 최소 3~4년이 걸리지만, 동작구는 남성역 북측 재개발 사업 지정고시 작업을 1년 반 만에 끝냈다.
그는 “동작구를 ‘K-자치구’, 더 나아가 ‘K-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내 목표”라며 “구민들이 내 일상, 내 삶, 내 지역이 최고라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동작구를 ‘자랑스러운 세계 최고 행복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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