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지난해 120억 원대 로맨스 스캠 조직 총책을 풀어준 사실이 알려져 뭇매를 맞고 있다.
22일 YTN에 따르면, 강모 씨 부부는 캄보디아를 기반으로 한 120억 원대 로맨스 스캠 조직의 총책이었다. 이들은 적색수배 중이던 지난 2월 인터폴과 현지 경찰의 공조로 체포됐다가 석방됐고, 지난 7월 다시 붙잡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제 발로 대사관을 찾은 강 씨가 적색수배 중임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강 씨는 여권 연장을 위해 대사관을 방문했고, 대사관 소속 경찰 영사는 강 씨에게 그가 적색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강 씨는 한국에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자수 의사를 밝혔고, 대사관은 출국 시 절차와 체포 가능성을 안내했다. 이후 담당 수사관과 통화 연결까지 해준 뒤 그를 풀어줬다.
하지만 강 씨는 자수하지 않았다. 대사관은 뒤늦게 현지 경찰에 관련 정보와 사건 경과를 전달했고, 강 씨는 3개월 후에야 체포됐다.
이와 관련해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대사관이 강 씨에게 수배 사실만 알려 피의자 도주를 도운 꼴이라고 지적했다.
대사관 측은 경찰 영사에게 강 씨를 체포할 권한이 없었으며, 책임을 회피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수배 사실을 알려준 이유에 대해서는 “여권 발급을 안 해주는 이유를 설명해 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 씨 부부는 이번 소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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