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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피아니스트 '쇼팽 콩쿠르'를 휩쓸다

에릭 루 우승…1~3위 모두 중국계

日·말레이도 수상…유럽 1명 그쳐

아시아계 섬세한 표현력으로 두각

루, 내달 서울서 국내 첫 데뷔무대

중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에릭 루가 16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9회 쇼팽 콩쿠르 본선 3라운드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쇼팽인스티튜트




‘건반 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올해 중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에릭 루(27)가 우승했다. 총 11명이 오른 결선에서 중국·일본·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계 연주자들이 상위권을 휩쓸며 역대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9회 쇼팽 콩쿠르의 마지막 날인 21일(현지 시간) 심사위원단은 우승자로 에릭 루를 호명했다. 2위는 캐나다 국적의 케빈 첸(20), 3위는 중국의 쯔퉁 왕(26)이 차지했다. 국적은 다르지만 모두 중국계다.

공동 4위에는 텐야오 류(중국)와 시오리 쿠와하라(일본), 5위에는 표트르 알렉세비츠(폴란드)와 빈센트 옹(말레이시아), 6위에는 윌리엄 양(미국)이 올랐다. 순위 안에 든 유럽 연주자는 폴란드 피아니스트 1명에 불과했다.

1927년 창설된 쇼팽 콩쿠르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벨기에),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힌다. 5년마다 열리며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타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등 수많은 피아노 거장들이 이 무대를 통해 배출됐다.

올해 대회는 역대 최다인 642명이 지원했고 예선을 통과한 84명이 본선 무대에 섰다. 본선 진출자는 중국 29명, 일본 13명, 한국 4명 등 아시아계 참가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에선 이혁·이효 형제가 3라운드까지 올랐으나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결선에 오른 11명 중 6명이 아시아 국적이었다.



21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9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에릭 루(왼쪽 네 번째)가 중국의 쯔퉁 왕(〃 세 번째), 미국의 윌리엄 양(오른쪽 두 번째), 중국의 텐야오 류(오른쪽) 등 경쟁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1위를 차지한 에릭 루는 1997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나 커티스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4위를 기록한 뒤 10년 만의 ‘재수’ 끝에 정상에 올랐다. 2018년 리즈 콩쿠르 우승으로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는 이번 대회에서 ‘폴로네이즈 환상곡’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해 극찬을 받았다. 그는 “오랫동안 꿈꿔온 순간이 현실이 됐다”며 “쇼팽의 음악이 나를 다시 무대 위로 이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루는 다음 달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협연자로 국내 첫 데뷔 무대를 갖는다. 26일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쇼팽 콩쿠르는 클래식계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약진을 다시 확인한 무대였다. 10년 전 조성진이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를 제패한 이후 아시아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는 2022년 임윤찬이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으며, 올해는 홍콩 출신 아리스토 샴이 1등을 거머쥐었다. 최근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는 중국 피아니스트 우이판이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연주자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로는 원전에 충실한 해석과 세밀한 표현력, 뛰어난 테크닉 등이 꼽힌다. 또 아시아계 연주자들은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콩쿠르 수상이 더욱 절실한 만큼 꾸준히 도전에 나서는 경향도 있다. 송주호 음악평론가는 “10년 전 조성진은 쇼팽의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놀라울 만큼 세련된 연주로 세계 무대를 놀라게 했다”며 “최근 국제 콩쿠르에서 서양 심사위원들이 동양 연주자들의 정확성과 섬세함, 완성도 높은 연주에 매료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쇼팽 콩쿠르의 1~3위 수상자들은 21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갈라 콘서트를 통해 대회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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